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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어버드 Oct 30. 2023

나의 하루

2023년 10월 30일 

호주는 봄날의 월요일, 나는 월요병 환자. 


현실에 찌들어 글이 안 읽힌다… 안 써진다…이 마저도 나약함인 걸까…


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했다. 아니 요즘 글이 잘 안 써진다. 꽉 막힌 느낌이다. 게다가 쌀쌀한 호주 봄날씨 때문인지 몸이 자꾸만 움추러든다. 여전히 새벽 3시면 일어나 학교 청소일을 다녀오고 휴식 겸 아침눈을 붙이고 점심쯤 깨 캡슐커피와 함께 오후 번역일을 이어간다. 주말이면 밀린 잠과 빨래, 교수님 집에 얹혀사는 통에 집청소는 구석구석 기본, 일주일치 음식준비 및 과일야채고기 식료품 쇼핑, 마감 놓친 문서번역일, 생존을 위한 운동, 유일한 취미지만 일의 연장선인 넷플 이어 시청하기, 깨톡 기본 3시간으로 한국에 있는 엄마 감정 들어주기, 정말 참석하기 싫지만 해외살이 인맥유지를 위해 가야 하는 지인들과의 브런치와 티타임 약속, 눈 깜짝할 사이에 토요일 일요일이 지나간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 새벽 3시 알람… 그렇게 나의 일상은 나의 에너지를 야금야금 고갈시키고 있다. 휴…


게다가 오래된 지병으로 추적검사를 하느라 지난주와 지지난주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 CT촬영, 초음파,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주 전문의(specialist) 진찰, 마지막으로 처방전 들고 약국… 지친다. 한 곳에서 빠르게 해결할 수 없는 호주의 의료시스템으로 이곳저곳 예약하고 기다리고 검사받고 소모적인 날들의 연속이었다. 오늘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10월의 마지막... 그런데 하필 십여 년 전 신경치료를 하고 씌웠던 크라운이 툭하고 어금니에서 떨어졌다. 치과치료는 비용이 엄청 비싼데 올해 세금 환급받은 돈 고스란히 들어가게 생겼다. 다음 주 수요일 치신경 전문의 예약이 잡혔다. 첫 진료비만 300불… 오늘 하루 먹은 진통제만 네 알…


교수님의 저녁외출로 오늘 마침 혼자 조용히 글을 쓸 시간이 생겼는데 이 마저도 같이 청소일을 하는 친구전화로 무너졌다. 곧 집으로 오겠다는 연락이었다. 최근 만든 웹사이트가 있는데 도움이 필요하단다. 

오우 마이 긋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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