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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뚜 Aug 17. 2024

젠장

젠장 며칠째 구토에 두통이다.


나의 직장은 큰 대로변과 큰 수변공원사이에 낀 곳이다. 더 세분하면 공원과 직장건물사이에 작은 텃밭이 하나 있는 한마디로 주택가가 아닌 자연 녹지에 가깝다. 덕분에 사시사철 다양한 곤충과 새소리, 온갖 꽃까지 눈과 귀가 즐거운 곳이다.


낀 텃밭의 주인아저씨는 부지런하다. 농사에 진심이며 성격도 깐깐해  지리에 어두운 외부손님이 텃밭입구를 막고 주차하면 그날은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야 한다.


이곳에 터를 잡고 근무한지 3년차, 봄이 세번지나가고 가을이 두번 지나갔다.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아차렸으려나. 봄가을로 텃밭에 거름을 뿌린다. 그 거름의 정체가 참 곤란하다. 냄새가 사람의 오장육부를 건드린다. 구역감과 역한 냄새와 두통까지 동반하는 그 거름의 정체가 심히 궁금하다.  올해는 봄이 지나고 한창 더운 이 여름, 물놀이가 한창인 한여름에 거름작업이 시작된 모양이다. 예전에 없던 양을 쏟아부은듯, 오시는 손님마다 난리다. 아이들은 구역질을 하며 코를 막는다. 온종일 막힌 공간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나는 죽을 지경이다. 본인의 텃밭에 거름작업하는 것을 누가 뭐라 할것이냐마는 공원 출입구쪽에서 이런 냄새를 뿌려놓고 본인들은 쾌적한 아파트로 돌아가서 발뻗고 잘 자겠지.


억울하고 속상한데 방법을 모르겠다. 직장이니 피할수도 없다. 방법이 없나?


인터넷을 뒤졌다. 대충 거름 냄새로 곤란한 몇건의 사례를 읽었다. 정부에서 저가로 공급하는 소똥으로 만든 거름이란다. 사실 확인은 하지 못했다. 단지 '정부에서' 라는 단어에 짜증부터 났다. 국가 신문고에 민원 넣어야 하나?


아이고, 냄새 때문에 내가 먼저 죽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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