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초보 엄마였던 나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아이가 둘에 어리기까지 해서 도서관에 데리고 다니기는 힘이 들었고,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서 보여주는 것은 꾸준히 지속하기가 어려웠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읽는 책은 도대체 어디에서 사야 하는 것인가? 책을 구하러 발품을 팔면서 책을 사는 방법은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각의 방법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결국 ‘시간이냐 돈이냐’하는 가치의 차이에 따른 선택이었다.
내가 선택한 선택지는 대형 출판사, 어린이 서점, 어린이책을 파는 중고서적 전문 사이트, 맘 카페(4-5년 전이라 당근 마켓이 없었다), 책 육아 온라인 카페였다.
가장 먼저 어린이 서점에서 많은 책을 구입했다. 새 책을 살 수 있었고, 수십 년간 책을 판매하고 엄마들을 상담했던 서점 사장님에게 책 육아에 대한 노하우를 배웠다.
어린이책을 파는 중고서적 사이트에서는 어떤 책들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지를 파악하기에 좋았다. 연식이 오래된 책이지만 구매평이 좋은 책, 중고로 구하기도 꽤 어려운 책, 중고가도 비싼 책들은 다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대형 출판사에서 상담을 받고 산 책들은 가격은 사악했지만 아이와 선생님이 만나 함께 체험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역맘 카페에서는 가장 저렴하게 책을 구매할 수 있었다. 직접 집으로 책을 가지러 가야 했기에 그 집에 들러 책장 구경도 하곤 했다. (책을 중고로 내놓은 분들은 주로 책 육아를 하시는 분들이었고, 그 집에는 기본적으로 책이 아주 많아 감사하게도 책이 나올 때 다시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
책 육아카페에서는 새책을 공동구매를 해서 원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는데, 내 경우에는 구매보다는 정보를 얻는 것에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저렇게 책을 구하다 보니 어느덧 약 2천여 권의 책을 이고 지며 살게 되었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본 후 저지른 일이다. 집에 책이 있으니 일단 든든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내 집에서 아이들과 실컷 그리고 마음껏 책을 꺼내 읽어줄 수 있었다.
2천여 권의 책이 누군가에게는 많기도 하고, 적당하기도 하고, 부족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1년이 365일
3년이면 1095일이다.
하루에 두 권씩 3년 동안 꾸준히 읽는다고 가정하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양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첫째 아이 4,5세 때는 하루에 10권 이상씩을 읽었다. (365*2*10=7300)
6세가 되면서부터는 하루에 5권 정도를 꾸준하게 함께 읽었다. (365*1*5=1825)
같은 책을 반복해서 보기도 했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니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유난히 예뻐 보여 멈출 수가 없었다.
이렇게 3년간 약 1만 번을 함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