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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모재선 Aug 02. 2021

그런데, 책 육아가 뭐예요?

책을 읽어주면 나도 변한다


책을 수집하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즐겁다. 매 순간이 즐거웠던 것은 아니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자. 책 육아의 시작은 그랬다.


하지만 책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막연한 생각과 기대가 책에 반영되었다. 스펀지처럼 쭉쭉 빨아들이는 아이를 보며 책을 통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으로 인성교육을 하고, 언어 확장도 하고, 든든한 배경지식을 마련해주자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책장 속에 책이 쌓일수록 엄마의 욕심도 함께 커져 갔다.


특히 새 책을 들여와 함께 읽었는데 아이가 도통 관심이 없거나 책을 거부할 때면 이 시기에는 분명 이 책이 좋다고 해서 샀는데 얘는 왜 싫어하지?라는 생각에 화가 아이를 향했다. 어쩔 수 없이 책 값에 대한 본전 생각도 났고, 괜히 샀나?라는 자책도 했다.


집에는 항상 책이 널브러져 있었고, 생활비의 많은 부분은 책값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책에 둘러싸인 집안에 덩그러니 앉아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 그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이러한 욕망과 실망을 몇 번 반복하고 난 이후였다.




그렇다면 책 육아란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부모 혹은 양육자가 아이를 기르며 그 아이에게 책도 꾸준히 읽어주는 것이다. 대상은 아이이지만 주체는 나다. 그래서 꾸준히 읽어주어야 하는 것도 나이고, 읽어 줄 책을 구하는 것도 나다. 어렵고 지칠 때도 있지만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책 육아다.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처음에는 힘들게 차린 밥을 왜 먹지 않는지 화가 나겠지만 결국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는 무엇인지, 어떻게 조리해야 더 잘 먹을지 연구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를 위해 구매한 책이지만 아이가 읽지 않는다고 고민하기보다 엄마인 내가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줄 것인지를 고민하면 된다.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금 아이가 어떤 것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 대화를 하게 되고, 그 흥미를 쫓아 함께 읽을 책도 선정하면 된다.



삼시세끼 밥을 거르지 않듯이 책 읽기도 거르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고 피곤하고 귀찮아도 의식적으로 하루에 한 권은 꼭 읽어주고 잔다.



그 시간이 아이의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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