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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수 Oct 04. 2020

Are You Crazy?    

한 개인의 소소한 공간 연대기_01화 


2020 

 하나만 믿고 용감하게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돈은 적게 들면서 효율은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움직여야 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아니었지만 

 안에 있던 디자인적 잠재력과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넓고 있으면 하는 리모델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 8 월세 오피스텔에서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 공간에 대한 꿈을 키우고

 간직해 왔다

 

80 어머니의 남은 여생을 위한 공간

어머니를 닮은 딸이 편집자의 개성과 취향을 

담아 손수 꾸민 공간,  

 개인의 소소한 공간 연대기

 

[리모델링 처음입니다만]에서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한다.  

 

 이유는 내가 꾸민 공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공간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사람

책을 좋아하고요리를 즐기는 사람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가고 머물며

밥을 먹고 잠을 자며 

 다른 꿈을   있는 공간

 공간으로의 ‘초대 준비하고 있다

 

당신은  초대에 응해주면 된다.  

 글을 읽은 다음 왔으면 좋겠다.   






드디어 일을 냈다. 옷을 살 때도 한 번에 사지 못하고 몇 번이나 갈등하는 결정 장애자인 내가 집이 팔린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이 집, 저 집 비교도 하지 않고 처음 본 집을 호기 있게 계약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대형 평수를 …. 


 'Are you crazy?’ 

      

집을 팔기로 한 결정적 이유는 오랫동안 생각해 오던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공간을 만들기에 살고 있던 23평은 공간적 여유가 없었다. 또 하나 이유는 어머니의 남은 여생을 위해 좀 더 멋진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집 값도 처음 살 때보다 어느 정도 올랐고, 지금보다 늦어지면 어머니 연세에 ‘거처’를 옮기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 인생 한 번뿐인데, 해보고 싶은 것 해보자. 늘 시간은 아차 하는 순간 지나갔잖아.’ 


더 이상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두 가지 확실한 이유를 마음에 되새기며 부동산에 집을 내놨다. 13년 동안 정들었던 집을 부동산에 내놓고 사실 난 누가 집을 산다고 할까 봐 겁이 났다. 매수자가 나타나면 정말 집을 팔아야 할까? 나는 내심 집을 팔지 못할 이유 몇 가지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다 어느 날 정말 우리 집을 꼭 사고 싶다는 매수자가 나타났다.

 

 ‘아, 어쩐다……. 그래 팔자!!’  

 

사실 나에게는 ‘공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언니, 오빠와 함께 뒹굴던 ‘우리 모두의 방’이 ‘내 방’이었던 시절부터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그 꿈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스물일곱 살 잡지사 기자 시절, 오빠의 결혼과 함께 오빠 가족이 집의 중심이 되자 나는 독립을 선언했고 마포에 있는 8평 오피스텔에 온전한 나만의 공간을 마련했다. 

 

몇 년 뒤 매달 나가는 오피스텔 월세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무렵 친구의 13평 아파트에 2천800만 원을 내고 전세로 들어갔다. 집은 좁았지만 나름 방이 두 개였고, 현관문을 열면 바로 북한산이 보였다. 작은 방은 침실로, 큰 방은 거실 겸 서재로 쓰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집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오빠의 사업 실패로 살던 집을 팔고 경기도 시흥의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 했고, 엄마의 주거는 막내인 내 몫이 되었다. 작은 용달차에 변변치 않은 짐을 싣고 엄마가 13평 내 집으로 옮겨 온 날 나의 싱글 라이프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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