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여행에서 만난 대힌민국임시정부 유적지와 윤봉길 의사 기념관
얼마 전 상하이에 다녀왔다. 중국 여행은 신문기자 시절에 취재차 베이징에 방문했던 이후 30년 만이라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상하이는 중국 최대 도시이자 경제 도시답게,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번화하고 개방적이며 매력적인 도시였다.
며칠 동안 머무르며 상하이의 명소 곳곳을 구경하고 지하철까지 타 보았지만 아무래도 내게 가장 가슴 깊이 와닿았던 곳은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곳들이었다. 즉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와 홍커우공원(지금은 ‘루쉰공원’이라고 한다)의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었다. 일제 강점기를 다룬 내 청소년 소설 『은명 소녀 분투기』 와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에서 주인공의 남친 또는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러 상해로 떠난 것으로 설정돼 있어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3층으로 된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을 때보다 상당히 조그마했는데, 그 작은 공간에서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조선의 독립을 염원하며 목숨 걸고 머리를 맞댔을 걸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먹먹했다. (실내 사진 촬영은 금지돼 있어 사진은 남기지 못했다)
또 1932년 4월 29일, 홍커우공원에서 일본 천황 생일을 기념해 열린 행사에서 윤봉길 의사가 일본군 수뇌부에게 도시락 폭탄을 던졌던 일은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에서도 언급되는데, 홍커우공원 내의 의거 현장 기념비나, 기념관에서 윤 의사의 의거 당시 모습들을 마주하면서는 저절로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는 당시 25세였던 윤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던진 후 일본군에게 잡혀가는 모습이 담긴 흑백 영상까지 볼 수 있어 그날의 의거의 위대함과 안타까움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마침 올해는 광복 80주년.
여행 사진을 정리하고 짧은 기록을 남기며 상하이와 조선 독립운동을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