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상 소설가 Jul 31. 2023

용기가 있어야 이혼 할 수 있다

대도서관과 윰댕이 이혼한다

컴퓨터를 켜보니 유투버 대도서관과 윰댕이 이혼을 한다는 기사가 떴다


대도서관 그가 이혼을 한다고?


내가 애청했던 티비 프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온 대도서관

그는 내가 좋아하는 외모를 가지지 않았고 나의 호감형도 아니었다


' 왜 이 사람이 유명 유투버지?  이렇게 구독자가 많다고? '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찾아내 그의 과거를 읽었고

여러 방송에 출연한 그를 그의 말들을 시청하고 경청했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지 

그가 그렇게 많은 방송에 출연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가 스펙이 좋을 거라 예상했다

그의 스펙이 썩 훌륭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대학은 나왔을 거고 

어쩌면 그는 적당한 스펙과 여유 있는 배경을 가진 사람일 거라 짐작했다


' 이 사람이 고졸이라고? 

  이렇게 말을 하는 사람이

  이런 글들을 쓰고 이렇게 일해왔던 사람이? '


그가 고졸이라는 사실은 나를 놀라게 했다

내 주변에 고졸인 사람들은 거의 없다

아니 있긴 하지 

가족 중 큰오빠와 큰언니가 고졸이니까


' 나는 여전히 틀을 가지고 있구나

  고졸에 대한 편견과 고학력에 대한 열망이 아직도 있어

  나는 아직도 열등감이 가득해

  이것들은 언제쯤 깨어질 수 있을까? 

  나는 그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긴 한 걸까?

  내 열등감의 무의식적인 표출인 거야 


  이 사람 

  사는 동안 여기까지 올라오는 동안 참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걸 다 이겨냈구나 

  멋지다 이 사람 '


나는 그가 멋있었다

그리고 그를 응원했다

과거처럼 현재도 미래도 승승장구하며 살아가길 바랐다


그가 윰댕이라는 유명 유투버와 결혼했다는 사실 역시 참 흥미로웠다


'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결혼을 하진 않을 텐데 '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가진 

신장병을 앓고 있는 이혼녀와 결혼했다

어지간한 사람들이면 모두 피해 갈만한 배경을 가진 그녀를 선택한 그

지극히 현실적이고 손해 볼 짓을 가급적 하지 않는 나는 

그녀와의 러브 스토리 결혼 결정 역시 그 다운 선택이라 생각했다


멋지다 생각한 대도서관


그리고 그가 선택한 윰댕이라는 여자

이번에 윰댕이 궁금했다


' 그 여자는 또 어떤 사람일까?

  그녀 역시 대도서관 그만큼 매력이 있는 사람일까? '


대도서관처럼 다시 그녀를 스캔했다


' 이 여자 

  대도서관이랑 어울리질 않는데

  안 맞을 것 같아....... '


내 예상과 기대와는 다르게 

그녀는 대도서관과는 다른 결을 가진 사람이다

잠시 의아함을 가지다 걱정이 일었다

아니다

사랑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관계라 당사자 둘이 아니면 절대 모른다


' 멋진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라면

  매력은 분명 있을 거야

  잘 살았으면 좋겠다 

  두 사람 '


나는 두 사람을 응원했고 행복했으면 바랬다

퇴사한 직장 동료처럼 서서히 그 둘은 내게서 잊혀져 갔다


오늘 새벽 눈을 뜨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 pc를 켰을 때 

그의 이혼 기사 메인에 올랐다


' 아...... ' 탄식이 나왔지만 이내 나는 다시 그를 그녀를 응원한다


잘 살아라 대도서관, 윰댕

불행한 결혼을 끝내고 다른 삶을 선택하기 위해 헤어지는 것도 용기다

서로를 욕하고 미워하고 무시하면서도 결혼을 유지하는 사람도 많다

이혼을 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편견이 무서워 이혼하지 못하면서도

되려 이혼한 사람들을 욕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차라리 헤어지고 내 행복을 찾아가면서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더 멋진 사람이다

적어도 질질 끌려가는 결혼 생활에 마침표는 찍었잖아

너는 너 스스로 선택이라는 걸 한 거야

이혼도 용기 있는 사람만 할 수 있어




매거진의 이전글 씽씽이를 타고 온 유나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