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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man Jun 30. 2023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꽃이 지다

꽃이 지다

그리 아름다웠던 꽃이 지고 말았다.

그리 이쁘고 아름다웠던 꽃이 떨어지고 말았다.

아슬아슬한 그 길 가운데 그래도 남기만을 바랐건만 그리 바쁘셨는지 결국 영원한 그 길을 가고 말았다.     

늘 웃음이 가득했던 그의 얼굴이 아직도 아른거리기만 하다.


어떠한 권위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때론 이웃처럼 때론 가족처럼 나를 대해 주셨다.

무엇인가 바라는 것보다 진심으로 다가와 주셨던 귀한 그의 얼굴이 이제야 더욱 빛난다.     

갑자기 휘몰아치는 천둥 번개에 놀라 마음을 조아리고 있을 때쯤

그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주기만을 바랬고 계절 따라 찾아오는 감기쯤이야 생각했는데

그리 무서운 것이 그를 덮치고 말았다는 소식에 며칠간 마음을 조아릴 수밖에 없었다.     

목소리를 들으면 괜찮을 법한데 아무런 소리도 마지막까지 들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힘을 모아 조심스럽게 꺼낸 그의 소리가 아직도 내 귓가에 울린다. 자기 건강 걱정은 없고 오로지 잘 되기를 바라며 진심 어린 그 이야기가 나에게 전해준 마지막 이야기인 줄...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없는 그 자리가 얼마나 고귀한지를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진심 어린 마음과 정성이 가득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참으로 서럽게 느껴질 정도로 이제야 그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듣고 싶어 진다.      


참으로 특별했다. 처음의 만남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참 특별한 만남의 시작이었다. 늘 그랬다. 그의 말투와 그의 목소리는 평소 만나는 이들과 달랐다. 조금은 특별하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어찌해야 할까 싶어 참으로 조심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그 첫인상이 나의 인연이 되었고 짧지만 강력한 인상 가운데 몇 년간 이어졌다.     


늘 내 걱정을 하면서도, 나를 위한 이야기가 전부였다.

진심으로 들어주는 그의 눈빛은 참으로 감동 그 자체였다. 때론 나를 위한 이야기를 참으로 조심스럽게 건네면서 꼭꼭 숨겨놓은 꿈마저 밖으로 내뱉고 말았다. 그저 할 수 있다는 그의 격려가, 때론 때 묻지 않은 응원의 한마디가 참으로 어쩔 줄 몰라했다.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경계하며 조금이나마 무너트리려고만 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서 솔직한 마음을 애써 감추려고만 했고, 경계의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해 있어서 솔직하고 담백한 그의 모습에 솔직히 당황하곤 했었다.      


이제야 그의 진심을 알게 되니 내 눈앞의 눈물이 가득 넘친다.

그리 오랫동안 만났던 인연은 아니지만 이제야 그를 알게 되니 마음이 참으로 무너진다. 

보고 싶고 찾아뵙고 싶은데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제법 당황해하면서도 그를 찾아뵙기로 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컸는데 벌써부터 찾아온 많은 이들이 그를 애도하고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화통화하며 밝은 모습을 보여주셨건만 그것이 그와 했던 마지막 통화이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하기만 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눈물만 흐른다. 아쉬운 마음과 함께 그리운 마음, 죄송스러운 마음이 내 마음이 가득 찰 무렵보다 밝은 영정사진이 더욱 눈물짓게 한다. 지금 이 현실이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어찌 우리들의 인생이 허망할까?     


시간을 내며 그를 마지막까지 보내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내 마음이 참으로 쓰라린다.

우리들의 인생이 다 이렇지만 먼저 떠난 그의 모습이 참으로 그립기는 하지만

그가 남긴 그의 정성과 진심을 본받아, 그가 남긴 것을 기억하며 살기를 바란다.      


오늘따라 그가 참으로 보고 싶다. 갑작스럽게 떠나 마음이 어렵지만 갑작스러운 인생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인정하며 내게 주어진 일들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때론 감사하게 여기며 무엇보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당황해하고 미안해하는 후회를 다시 한번 하지 않도록 지금 나와 함께 하는 부모님들과 가족들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더욱 챙기고 잘해야겠다는 마음뿐이다.     


지금에서야 후회하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죽음이라는 것이 참으로 두렵기는 하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있을 때 잘하라는 인생의 메시지를 기억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지금 우리들의 삶에 대해 감사할 줄 알며, 사랑을 진심으로 베푸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힘겹게 떨어진 꽃잎이 메말라 갈 때쯤

그가 보고 싶어 참으로 그리워할 때쯤

그의 모습이 영원히 우리 가운데 남기며, 

그의 고귀한 인생이 우리들에게 큰 열매로 맺어질 것임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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