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섬마을아낙 Aug 31. 2021

표현의 어려움

아니라 하지 않은 게 맞다는 뜻은 아니다

결혼 후 제일 어려웠던 게 시댁과 친정의 분위기 차이였다.

그렇게 개방적이지도 그렇다고 보수적이지도 않은 친정 분위기와는 다르게 시댁은 가부장적인 문화 그 자체였다.

적응하기 힘들기는 신랑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버님 말에 순종적인 어머님을 보고 자랐는데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아내가 이상했겠지.


시간이 10년 가까이 지나니 어머님의 방식이 조금이 이해가 되고 나도 가끔은 써먹게 된다.


대꾸 안 하면 빨리 끝난다


우리 시댁에서 자주 들은 말이었다.

처음에는 그게 뭐야 싶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된다.

무시의 또 다른 방법.

물론 그분들은 무시하는 건 아녔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육아로 피곤한데 신랑에게까지 대답해줄 기력이 없었다.

아니란 말 조차 힘들어져 대답하지 않자 긍정의 대답인 줄 알고 의기양양 조용해졌다.


편하네?


그렇게 6년....

어느새 점점 아내로서의 잔소리가 줄어갔다.

집 분위기도 좋아졌다.

남편이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그냥 일 2번 하고 말지 싶어 그냥 두니 싸울 일이 없어졌다.


문제점도 있다.

본인이 옳은 줄 알다.

우리가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도 아니고 나라 정치를 하는 사람도 아니니 크게 문제 될 건 없다.


그런데 내 기분은 좀......



나쁘다.


오늘 나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친구를 만났단다.

친구를 만나는 거에 대해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본인 친구니깐...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하는 이유가 있겠지...

나도 나 싫다는 건너 아는 사람과 굳이 풀어야 할 만큼 친구가 없진 않다.


그렇지만 그 친구네 일을 신나서 나에게 얘기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내 남편이면 남편답게 처신했음 싶다.

왜 굳이 니 와이프 싫다는 사람과 술 마시며 그 술값까지 우리 집 생활비에서 축내는 건지...

아무 말하지 않으니 본인이 잘 행동한다고 생각하나 보다.

뭐... 틀린 건 아니겠지..

나랑 다른 거지만 내 기분도 생각해 주면 좋겠다.


내 말이 맞으니깐 아무 말 못 하잖아


그냥 너를 무시하고 길게 말하기 싫어서 입 다문다는걸 알았으면 좋겠다.

모든 대화가 토론으로 끝나는 게 아님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7살 교육에 대한 고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