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도리 Aug 18. 2024

인도 여자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진짜 속마음

일부러 그랬을지도..

2024년 파리올림픽은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이라는 확신을 전 세계인을 향해 강하게 전달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양궁 종목에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양궁 = 한국'이라는 공식을 증명해 냈다. 


그 와중에, 인도 여자 양궁 대표팀이 등장했다.



올림픽 직전 교체 된 감독

인도 여자 양궁 대표팀은 한국인을 감독으로 올핌픽에 출전했다. 감독은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실질적으로 경질의 통보를 받았고, 인도 대표팀은 감독 없이 경기를 뛰게 되었다. 결과는 광탈, 즉 빛의 속도로 탈락하였고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왜 인도는 중요한 경기 직전에 감독을 교체했을까? 감독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몰라서 그랬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감독을 해외에서 영입할 필요도 없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설명하는 감독을 교체하고 올림픽 직전에 해임통보를 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필요가 없다. 말도 안 되는 설명이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같은 중요한 국제무대 직전에 감독을 교체하거나 해임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토사구팽'이라는 표현과 함께 한국의 우수한 양궁 기술만 습득하고 메달을 획득했을 때의 영광이나 명예 등은 오로시 인도 혼자서만 누리려고 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창피를 모르는 인도

인도인들의 전략은 실패했다. 정정당당하지 않은 전략을 구사했고, 그 전략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이와 같은 전략을 제시한 인도의 누군가는 상당히 창피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인도인이라면 실제로 창피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인도인들의 창피는 우리가 생각하는 창피와 다른 차원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 감독이 인도 양궁 대표팀에서 경질되었을 때 감정이 온전히 이입될 수 있다. 그래서 마치 나의 일인 양 느낌이 들고, 그렇기 때문에 인도의 이러한 전략과 시도에 대해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인도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 싶다.


인도는 현재까지 올림픽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상당히 저조했다. 인도는 크리켓의 나라라 할 정도로 크리켓 리그가 활성화되어있고 대다수의 인도인들이 크리켓에 상당히 열정적이다. 예전 미국과 다소 비슷하다. 미국도 미식축구나 농구, 야구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축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폭발적으로 축구에 관심이 높아졌고 항상 하위권에 머무르던 순위도 어느덧 피파랭킹 10원권인 축구강국이 되었다.


인도는 이제 막 올림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선수와 시설,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도 이제 막 시작했다. 인도는 무언가 시작하기로 결심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무언가가 시작되면 이는 그 누구도 막지 못할 정도의 파워로 밀어붙인다. 인도는 그런 나라다.


인도는 '켈로 인디아 미션'을 시행하고 있다. 인도의 강점인 65% 상당의 젊은 층을 이용한 스포츠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고 인도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문화가 조성이 되면 분명히 능력 있는 선수들이 발굴되고 이들은 앞으로 올림픽 등과 같은 국제무대에서 큰 활약을 할 것이다.


인도의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인도 양궁 대표팀에서 보여준 경기 전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인도입장에서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모디총리의 정책을 지지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하지만 인도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양궁 선수들의 진짜 속마음

인도의 정치적 상황이나 '켈로 인디아 미션', 그리고 인도 스포츠 협회의 지휘부는 그렇다 쳐도, 진짜 인도의 양궁 선수들의 속마음은 어땠을지 궁금해진다.


인도인이라고 모두 한뜻 한마음이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증거는 전혀 없다. 단지 개인적인 경험과 나와 인도인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인도의 대표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인도에서 낮은 카스트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빈곤한 저소득층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있어서 양궁이라는 운동은 생계의 수단이며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다. 그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귀국하면 인도에서는 영웅으로 대접받고 엄청난 부와 명예가 확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도 양궁 선수들은 메달을 단 하나도 따지 못했다. 심지어 경기에서는 대표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자국 선수와 지도부끼리 올림픽에 나서서 메달을 따는 것을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도 선수들은 거기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게 보인다. 물론, 아닐 수 있다. 감독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감독이 갑자기 없어진 인도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의 동요가 있었을 수 있다. 인도 지도부에서도 최소한 이러한 부분을 염려하고 선수들에게 설명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선수들은 경기 내내 부족한 실력을 보여줬다. 진짜 실력이 부족했는지, 일부러 부족한 실력을 보여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나에게는 그저, 순수한 인도 선수들로만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작가의 이전글 인도에서 대박난 한국음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