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변하기 시작했다
딸은 이제 정확히 24개월, 2살이 되었다. 육아휴직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육아를 하면서 하루하루 딸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행복하면서도 지치기도 했다. 물론, 행복한 순간은 그 어떠한 것으로도 표현이 될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것이기 때문에 다른 감정과 비교조차 될 수 없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이 갑자기 변하는 모습들은 시간이 갈수록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지금까지 해 오던 것들은 딸이 2살에 임박할 시점에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를 경험할 때마다 허무함과 아쉬움이 몰려왔다. 딸이 성장하고 있음은 축하하고 기쁜 일이지만, 동시에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흐르고 있고 언젠가 딸이 사회적으로 독립할 순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면 그냥 서운했다.
딸이 2살이 되면서 가장 두드러지게 변화된 부분은 바로 정체성과 독립성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23~24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볼 수 있다.
옷은 마음에 드는 옷을 스스로 선택해서 입어본다. 옷뿐만이 아니다. 양말과 신발까지 자기가 마음에 드는 것을 신어야 한다. 어색하거나 거꾸로 또는 반대로 입거나 신을 수 있다. 이때 부모는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고 설명해 줄 필요가 있지만, 무조건은 아니다.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조정하려고 한다.
좋아하는 반찬과 밥, 간식, 과일 등을 먹으려고 한다. 이전까지는 부모가 주는 것이라면 웬만하면 아무 저항 없이 먹었다. 하지만, 2살이 되면서 지금까지 경험한 다양한 맛들의 음식뿐 아니라 새로운 맛의 음식까지 먹어보려고 하고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과감히 뱉어내거나 먹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 부모는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지 않으려고 한다면, 굳이 억지로 먹일 필요는 없다. 다만, 음식을 먹을 때의 태도와 자세에 대해서는 엄격해야 한다. 누워서 먹는다던지, 음식을 먹으면서 돌아다니거나 음식을 아무 데나 뱉는 등의 행위는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강하게 표현하기 시작한다. '쉬아', '응가', '우유', '놀이터', '부릉', '멍멍', '어흥' 등과 같이 먹는 것 또는 노는 것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 말을 할 수 있는 단어들을 이용해서 하고자 하는 욕구를 표현한다. 아기들마다 대상을 지칭하는 표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민감하게 어떤 단어가 어떤 대상을 지칭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 딸은 '치치포폭'을 정말 좋아한다. 이는 기차뿐 아니라 버스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버스를 보고 '치치포폭'이라고 말한다.
딸이 2살이 되면서 나의 육아에 대한 관점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행동과 말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고, 약속을 꼭 지키며 딸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지 유심히 보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매일같이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딸은 보여주고 있으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큰 영향을 받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육아가 지금까지는 또 다르게 어떤 육아의 세계가 펼쳐질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본질만을 추구한다면 그다지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