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빠가 오늘은 좀 피곤해

딸에게 쓰는 편지

by 전략가 김재훈

우리 딸, 해도야.


언제부터인가 너는 매일 아침 나보다 일찍 잠에서 일어나서 환하게 웃으며 나를 깨운다. 새근새근 자고 있던 내 얼굴을 손으로 만지며 “아빠!”라고 부를 때마다, 나는 하루를 시작할 힘을 얻는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오늘 아빠는 조금 피곤하단다.


왜냐고?



육아휴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처음엔 모든 것이 새로웠고, 하루하루가 특별했다. 딸이 세상의 무언가를 처음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고 축복이었다. 처음으로 숟가락을 제대로 들었을 때, 넘어지지 않고 혼자 걸어갈 때, 그림책 속 강아지를 가리키며 “멍멍!” 했을 때..


그 순간마다 나는 감동하고, 네가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며 벅찬 감정을 느꼈지.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하루의 흐름이 점점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함께 놀고, 낮잠을 재우고, 간식을 주고, 또 놀고,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다시 재우는 일상.


물론 네가 보여주는 작은 변화들은 여전히 놀랍지만, 반복되는 일들이 가끔은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해.

어제도 그랬어. 네가 잠들고 나서야 거실을 정리했는데, 그 순간 너무 지쳐버렸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어. ‘내일도 똑같겠지.’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네게는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일 텐데, 나는 가끔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거든.


하지만 딸아, 아빠가 이렇게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네가 내 삶에 주는 기쁨을 잊은 건 절대 아니야. 피곤한 몸으로도 네가 내 품에 안겨 “아빠~” 하고 웃을 때, 다시 힘이 솟아난단다. 네 손을 잡고 밖에 나가서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순간마다, 네 작은 손이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을 때마다, 아빠는 이 모든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돼.


그래서 오늘은 그냥 너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 “딸, 아빠가 오늘은 좀 피곤해. 특히, 클레이 가지고 놀 때 혼자 놀게 해서 미안해. 그래도 옆에서 있어줬잖아? 한번 봐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아침 네가 활짝 웃으며 “아빠!” 하고 부르면, 나는 다시 일어나 너와 함께 하루를 시작할 거야. 왜냐하면, 이 모든 피곤함 속에서도, 네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장 행복한 아빠니까.


사랑해 해도야, 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