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향해 시간은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즈음의 시간은 평소와 다르게 흐르는 것 같아요. 오늘은 12월 29일, 이제 2021년이 이틀밖에 없네요. 아쉽지만 행복한 순간들이 달력 너머로 감추어지고 있네요. 2022년 새해가 이번 주 끄트머리에 서서 광채를 내며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지요. 산다는 것은 시간이 소비하며 지나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시간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인간이 만든 개념 아닌가요? 계절의 변화를 준비하고, 곡식의 파종과 수확을 위해 시간의 기록이 필요했겠지요. 그것을 적어 놓은 것이 달력 아닌가요? 개인과 공동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시계를 만든 것은 아닌가요? 업무의 지시와 이행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시간이 정의되어야 하고 그것을 측정하는 도구가 필요하지요. 우리는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시계를 보고 있어요. 아니 시계가 끊임없이 우리를 쳐다보고 관리하고 있지요. 시간이 잭각 거리며 지나가는 소리는 어쩌면 우리 몸을 동여매는 동아줄 인지도 몰라요. 그 소리는 우리가 잠들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들리지요. 우리는 시간에 쫓기며 사는 노예가 되어 버린지도 몰라요. 자연에서는 없는 우리가 만든 개념 속에 우리 모두가 갇혀 비명을 지르고 있는지도 몰라요. 우리는 시간의 속박 속에서 겨우 겨우 살아오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사실 시간이라는 것은 자연에서 존재하지 않아요. 그것은 인간이 만든 산물이지요. 우리말 사전에서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져 머무름이 없이 일정한 빠르기로 무한히 연속되는 흐름'이라고 규정하고 있네요. 시간은 일정한 철학적 정의 혹은 개념에 불과 하지요. 그리고 시간은 '현상의 변화과정, 또는 서로 관련을 가지는 여러 현상의 인과 관계를 규명하는데 쓰이는 변량'이라는 멋진 정의도 있네요. 현상의 인과 과정을 정의하는 인자라는 것이지요. 자연은 머물러 있지 않지요. 끊임없이 변하면서 순간순간 우리에게 다가 오지요.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달라요. 하늘의 구름은 같은 모양이 없고 불어오는 바람과 공기는 순간마다 다른 요술이에요. 이 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기운과 생명을 만들어 내지요. 이런 오묘를 더 즐기기 위해 인간은 시간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도리어 시간이라는 것이 우리의 주인이 되었죠. 우리를 구속하는 괴물이 되어 버렸어요.
내가 사는 것은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자연과 상황을 끊임없이 만나는 것이지요. 서로의 관계에서 나타나고 만들어지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사는 것은 그것을 즐기는 과정이에요. 그들과 만나서그 속에 잠깐씩 머무르며 또다시 다른 변화로 걸어가는 것이지요. 새로움과 만나는 끝없는 즐거움, 그게 우리의 삶이지요. 욕심 없는 순수의 시선을 가지고 그것과 만나면 감동이 더 커집니다. 오늘과 다른 내일을 생경한 눈으로 바라보며 함께 하는 것. 그게 바로 인생이지요.
이제 이틀 후면 2022년 새해가 밝아 옵니다. 우리가 만든 시간의 개념으로 말한다면 말이에요. 나에게 선물로 주어지는 공간과 자연, 관계와 상황.다가오는 순간을 더 새롭게 만나고 싶어요.기대 됩니다. 2022년모든순간을 놓치지 않고 더 즐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