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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보노 Aug 20. 2020

'로날드 쿠만'은 누구

FC 바르셀로나의 새 감독이자 네덜란드의 전설


최근 몇 주간 축구계에서 벌어진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대패였다. FC 바르셀로나는 15일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독일 바이에른 뮌헨한테 8대 2로 패했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큰 점수차로 패배한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10년대 유럽 축구계를 평정했던 FC 바르셀로나이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충격적인 패배 이후 FC 바르셀로나는 감독 키케 센티엔을 경질하고, 네덜란드 출신의 로날드 쿠만을 새 수장으로 임명했다. 쿠만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득점왕     


당연한 말이지만 리그 득점 순위표 상위권은 각 팀의 대표 공격수가 주로 차지한다. 그 외 포지션이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쿠만은 달랐다. 선수 시절 쿠만의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였다. 그럼에도 한 시즌에 여러 번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심지어 1993~1994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나무위키에 따르면 세계 축구 역사상 수비수로서 가장 많은 득점인 253골을 기록했다.)       


쿠만이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데는 킥 능력이 상당히 뛰어났기 때문이다. 파워는 물론 정확성까지 겸비해 소속팀에서 프리킥은 물론 페널티킥 상황에서 전담 키커를 맡았다.      




우승 주역      


로날드 쿠만(왼쪽)과 요한 크루이프   출처 : F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cbarcelona.com

FC 바르셀로나는 다른 유럽 명문 클럽과 달리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차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이 1955~1956년 시작된 이후 정확히 36년(1991~1992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우승을 했다. 영원한 숙적인 레알 마드리드가 같은 기간 6번 우승을 차지한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이다.

        

우승 당시 FC바르셀로나는 드림팀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 있었다. 불가리아의 전설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세계적인 볼란치 호셉 과르디올라(현 맨체스터 시티 감독) 등등. 거기다가 감독은 토털풋볼의 아이콘인 요한 크루이프였다.      


화려한 스타 속에서 우승 일등공신은 단연 쿠만이었다. FC바르셀로나는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UC 삼프도리아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전후반이 0대 0으로 끝나면서 연장전에 접어들 정도였다.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은 가운데 쿠만은 강력한 프리킥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쿠만의 골로 FC 바르셀로나는 첫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명장과 졸장 사이


로날드 쿠만은 과연 FC 바르셀로나를 성공적으로 이끌까  출처 : F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cbarcelona.com


은퇴 이후 쿠만은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FC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낸 이후 네덜란드 3강 클럽(AFC 아약스, PSV 에인트호번, 폐예노르트 로테르담), 스페인 발렌시아 CF, 잉글랜드 사우스햄튼, 잉글랜드 에버튼, 네덜란드 대표팀 등 여러 팀에서 감독을 지냈다.

     

AFC 아약스, PSV 에인트호번 감독 때는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사우스햄튼 시절에는 주력 선수들의 이적에도 리그 중상위권 자리를 지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나름 괜찮은 경력에도 사람들은 ‘감독 로날드 쿠만’에 대해 큰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발렌시아 시절의 임팩트(나쁜 의미로)가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 CF 감독(2007~2008) 시절, 쿠만은 개혁의 일환으로 팀의 레전드였던 골키퍼 산티아고 카니사레스, 주장 다비드 알벨다를 내쳤다. 그들의 나이가 30대 중후반인 점을 감안할 때 필요한 조치일 수 있지만, 레전드들의 쓸쓸한 퇴장은 팀의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른쪽 윙이었던 호아킨 산체스를 원톱으로 올리고, 공격수인 하베에르 아리스멘디를 왼쪽 수비수로 기용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을 짰다. 그 결과 그 해 발렌시아 CF는 리그에서 강등권까지 추락했고, 쿠만 감독은 결국 약 5개월 만에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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