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스포츠 콘텐츠 ‘이광용의 옐카 3’에서 홍재민 전 포포투 편집장은 2019~2020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의 관전 포인트를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당시 콘텐츠가 나올 시점에는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시작될 때였다.)
그리고 그의 분석은 적확했다. 2019~2020 챔피언스리그 4강팀(바이에른 뮌헨, RB 라이프치히, 파리 생제르맹, 올림피크 리옹) 중 3팀의 감독이 독일 출신이었다.
오늘날 축구계에서 주목받는 독일 출신 감독들은 누구이고, 그들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르겐 클롭부터 마르코 로제까지
독일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를 이끌고 있는 마르코 로제. 출처 : https://sports.v.daum.net/v/20180504084435291
한지 플릭(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투헬(파리 생제르맹), 율리안 나겔스만(RB 라이프치히)은 챔피언스리그를 계기로 많이 소개됐으니 다른 감독들을 소개하겠다.
사실 독일 출신 명장의 대표적인 인물은 위르겐 클롭이다. 클롭은 이른바 몰락한 명문팀을 맡아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무너져가던 잉글랜드 리버풀을 2015년에 맡아 작년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올해는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1위’을 이끌었다.
리버풀 이전에 감독직을 수행했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는 2시즌(2010~2011, 2011~2012) 연속 분데리스가 우승을 지도했다. 2012~2013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결승전 무대를 밟았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에게 2대 1로 패배했지만, 클롭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상대방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훌륭한 플레이를 펼쳤다.
마르코 로제는 유명세는 덜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감독임은 틀림없다.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2017~2019) 감독 시절에는 팀의 첫 유로파 리그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상승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9년부터 독일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를 지휘, 첫 시즌 4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시즌 시작 전 팀의 에이스였던 토르강 아자르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하는 악재가 있었지만, 유연한 전술 구사 등을 발휘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압박과 전환
잉글랜드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롭. 출처 : http://www.hani.co.kr/arti/PRINT/688972.html
과거에도 독일 출신의 명장들은 있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오트마르 히츠펠트, 바이에른의 첫 번째 트레블을 이끈 유프 하이켄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독일 출신 명장들이 쏟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언급한 독일 감독들의 성공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현대 축구의 흐름을 재빨리 파악해, 그에 맞는 전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축구 전술에서 ‘점유율’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라 잡았다. 상대방보다 공을 더 오랫동안 차지해야, 공격 기회도 많이 창출한다는 이유에서다. FC 바르셀로나가 '티키타카'를 앞세워 유럽을 정복하고, 스페인이 월드컵과 유로 대회를 연이어 제패하자 점유율을 신봉하는 감독들은 점점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론이 나타났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위해 상대방이 패스에 집중할 때 강렬한 수비로 공을 빼앗고(압박), 빠르게 공격을 전개해(전환) 골을 넣으면 종국에는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5명의 독일 감독들은 압박, 전환 등 새로운 전술 트렌드를 배척하지 않고 적절히 수용해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