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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걸음거름 Apr 14. 2022

숟가락 살인마

'꾸준함' 그것을 지속하기 위해

  숟가락 살인마라고 아시나요? 저도 거뭇거뭇 기억이 납니다만 어느 순간 갑자기 살인마가 나타나 숟가락으로 한 대씩 때리는데 처음엔 무시했다가 결국 그 한대 한대가 모여 사람이 죽는 이야기이던가요. 무튼 제게는 그런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숟가락 한대가 그렇게 아프진 않습니다만 꾸준함은 실로 대단한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저와 어울리지 않는 일을 시작한 이후로 삶이 되게 다채로워졌습니다. 10일이라는 시간이 긴 시간은 아니죠. 근데 작심삼일을 3번이나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평소 저 같으면 작심삼일을 1번 하고 7일을 좌절하는데 이번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벌써 11일을 지속하고 있다는 제 스스로에게는 정말 놀라운 사실이지요. 이걸 지속했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고작 10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 일이 제 삶 속에 체득될 때까지 더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은 생각입니다.

  평소와 다른 길로 가면 다른 것들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다른 길을 꾸준히 걷다 보면 그 속에서 또 가치 있는 것을 보게 되기 마련이죠. 최근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실은 오롯이 저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사실 제가 평소 글을 쓰면 많으면 10분 정도 제 글을 보십니다. 그 깊이는 읽으시는 분들에 따라 다르지만 열어보시는 분이 10분 정도 되신다는 말이기도 하죠. 근데 어제 게시한 글이 조회수가 2천을 넘는 아주 기이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약 50개의 글을 쓰는 동안 얻었던 조회수가 1000회가 못 미치는데 어제 게시글 1개로 2천이 넘는 조회수를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스템이 고장 난 줄 알았습니다. 조회수가 100을 넘고 500을 넘고 1000을 넘더니 2000이 넘어가니깐 뭔가 느낌이 좋다기보단 메스꺼운 느낌이랄까요. 무튼 긍정적인 느낌이긴 합니다.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2가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먼저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상대가 좋아하는 것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 아닐까요.. '좋아하는 것을 하느냐, 해야 할 것을 하느냐.' 좋아하는 것이 해야 하는 것이면 더더욱 좋겠지만 삶이 그렇게 녹록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좋아하는 것의 비율을 높여 살려고 노력합니다. 퇴사라는 아주 자극적인 제목이 불러일으킨 사건일지도 모르지만 저와 타자 사이에 자연스럽게 찾아지게 된 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위적으로 찾으려 하면 찾을 수야 있겠지만 그것이 진정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그 기준점이 자신이라기보다 타자에 기준이 맞춰진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인위적인 소개팅보다는 자연스러운 만남, 즉 자만추를 추구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물론 정답은 없고 생각하기 나름이니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배운 점은 조회수가 잘 나왔다고 그것을 성급하게 객관화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조회수가 1000이 넘었다는 알림을 받았을 때는 제가 마치 엄청난 글을 쓴 사람인 마냥 느껴졌습니다. 약 1시간쯤 지나가니 구름 위에 떠있는 제 스스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마 대부분이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긴 글을 보고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셨겠지만 정말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다른 것보단 제 생각의 일부분을 1000명이 넘는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부분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으스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저는 똑같은 저이니깐요.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이것이 본연의 저를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도 한편에 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도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되구요. 어쨌든 말이 길었습니다만 오늘도 제게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모두들 각자에게 남은 하루를 온전히 누리시길 바랍니다.


이게 제 주식 수익률이었더라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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