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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롱말 Jun 07. 2023

생일카페 문화의 특징적인 소비 형태

글: 진타(조롱말 필진)


오늘은 한 팀원이 직접 경험한 것에 기반하여 오타쿠 팬덤의 '생일카페 문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팀원의 주도 하에 직접 기획했던 '생일카페'를 중심으로 지난 회차에서 나눈 오타쿠의 '과시소비, 과시전시'에 대한 이해를 구체화하였습니다.


앞서 지난 글에서는 현대사회의 소비주의와 오타쿠 문화가 긴밀하게 얽혀있으며, 그 가운데의 오타쿠 문화의 '주류 추종적인 욕망'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욕망은 오늘 이야기할 주제인 '생일카페 문화'를 통하여 나타납니다.



먼저 '생일카페 문화'란 아이돌 팬덤을 주축으로 생겨난 이벤트로 연예인이나 캐릭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최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이벤트를 여는 카페를 뜻합니다. 이들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하나, 카페라는 공간을 단순 커피를 마시거나 휴식하는 곳이 아닌 '최애로 꾸며진 전시장'으로 활용하여 가치 표현의 공간, 경험의 공간 등으로 형성합니다.


이는 전국 각지에서 많은 팬들이 모일 수 있도록 서울의 홍대나 강남을 중심으로 개최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생일카페 문화'란 오타쿠 최대의 이벤트인 코믹마켓조차도 '그레이존'에 머물고 있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카페 내부는 전시 이외에도 럭키드로우(일종의 뽑기), 굿즈 나눔, 특전 등의 이벤트로 꾸려져 즐길 거리를 제공합니다. 주로 컵홀더, 도무송, 포토카드 등이지만 간혹 포스터나 생사진 등의 굿즈를 증정합니다.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경우 여러 곳이 동시에 생일카페를 개최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굿즈'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며 '성지순례'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나, 2차원 캐릭터의 경우 한 곳에서만 개최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는 실제 인물과 2차원 캐릭터를 향유하는 집단이 서로 매우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그 두 공동체의 특수성을 짚어보는 것은 다음에 다뤄보는 것으로 하고 '2차원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생일카페'에 대해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생일카페는 다양한 굿즈로 꾸려지는 것을 필수로 하는 만큼 좋아하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덕질 씬에서 활동하는 '그림쟁이'의 협력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문화는 '협력진'이 누구인지에 따라 방문하는 인원수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경쟁을 초래하는 독특한 구조로 구현되며, 이 밖에도 주최진끼리 서로 선물을 주고받고 친목을 과시하는 등의 자기 과시와 자기 확대의 심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 과시적인 측면에서의 생일카페 문화론은 현대사회의 이른바 '플렉스(Flex)' 문화와도 얽혀 있습니다. 생일카페 주최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비용과 '그림쟁이'를 컨택트 하는 문화가 동반됩니다. 그러나 생일카페를 주최하는 이들은 주로 20대의 젊은 세대로 '생일카페 주최'가 일종의 과소비 문화이기도 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과소비 문화는 단순 생일카페만의 문제이기 이전에 오타쿠 문화가 형성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기도 하여, 국가적으로 오타쿠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 생일카페 주최를 위하여 도박으로 무리하게 돈을 벌어들이다 공론화되었던 이슈나, 공동구매 사기행각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생일카페를 주최하려던 것이 공론화된 것을 보았을 때, 오늘날 소비사회에서의 '생일카페 문화'가 오타쿠적 가치와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일카페를 직접 주최해 본 팀원의 경험에 의하면 디자인, 산출물 관리, 포장, 대관 컨택, 디스플레이, 방문객 응대 등을 전담하여 관리해야 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방문객이 생일카페의 대상인 캐릭터를 향유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커플링, 즉 캐릭터 간의 로맨스 및 성애적인 관계성을 은연중 노출하지 않도록 의식했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생일카페 문화는 과거부터 이어진 오타쿠 문화와 같이 상업적인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자기만족의 가치를 내세우며 아마추어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지만, 오타쿠들의 경제 가치가 커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계에 의해 아마추어들의 문화로 남지 않을 수 있겠다는 우려 등 복잡한 정치적 고민도 함께하게 됩니다. 케이팝의 열풍과 더불어 이러한 유행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회차에서 나눈 소비주의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건전한 문화 형성에 있어서 보다 구체화된 논의와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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