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사람들은 말한다.
자연분만은 고통의 선불제이며
제왕절개는 고통의 후불제이라고.
출근과 육아.
나는 말한다.
출근은 피곤의 일시불 결제이며
육아는 피곤의 할부 결제라고.
신혼을 즐기며 출근을 하던 때는
반나절의 피곤이 지나 퇴근을 하고 나면
침대에 누워 쉬고픈 만큼 쉬다 잠을 잤다.
일주일 중 5일의 피곤이 지나 찾아오는
2일의 주말은
짧은 꿈같지만 아주 단 꿀맛이다.
출산과 함께 육아를 하고 나니
반나절도 없고, 5일도 없고, 2일도 없다.
혹 누군가가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다니는 아기와 엄마를 보며
여유로워 보인다 말하거나,
집에만 있어 좋겠다 부러워하거나,
한가하고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일시불과 할부 중
그 무엇을 택하든 피곤하고 힘든 것은 똑같지만,
할부 기간 동안 묵묵히 찾아오는 행복만큼이나
일시불 후에 찾아오는 걱정 없는 휴식이 그립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