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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ca Kim Aug 14. 2020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내가 얻은 것

호주 워홀


좋은 기회를 포기했다. 

김보성 저리 가라 하는 의리로 현재 호스트 가족들을 위해 계속 머물기로 했다.

문제는 내가 적응을 하고 나니 나태해졌고, 하루하루가 시시하고 재미가 없었다.

나를 깨워줄 색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주말에 자원봉사활동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CVA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온라인으로 봉사활동 신청을 했다.


CVA (Conservation Volunteers Australia) 이란?

독특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호주, 뉴질랜드의 국립공원에서부터 지역사회 등 다양한 곳에서 전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과 함께 실질적인 환경보호 자연봉사 활동(Conservation volunteer)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CVA (Conservation Volunteers Australia) 호주 자연보호 자연 봉사단은 1982년 빅토리아 주에 설립되어 현재 호주 전역에 걸쳐 대 도시과 지방 대도시에 지부를 가지고 있는 호주 최대의 환경단체입니다. 풍부한 경험과 지속적인 성과, 높은 신뢰도를 통화여 실질적인 자연보호를 추구하며 실제로 매년 1500개 이상의 자연보호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환경보호, 지역사회의 참여 확대, 전문적인 자연보호 기술 및 지식계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출처] 호주 CVA (Conservation Volunteers Australia) 이란?|작성자 짱 캥거루


Craig라는 인상 좋은 백인 할아버지가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팀의 리더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우리는 다 같이 밴을 타고 이동을 했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시드니 외곽에 위치해 있는 Plough&Harrow Reserve라는 생태공원에 도착했다. 


호주는 이렇게 정부와 자국민이 자연보존에 신경을 쓰는구나.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시아계 호주인들이었다. 이유는 모른다.

어쨌든 나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영어를 원어민처럼 (아. 원어민이지) 하니까.... 괜히 첫 만남에 혼자 기가 죽었다. 


우리의 손에는 환경미화원을 연상케 하는 형광 노란색 조끼와 모종삽, 낫, 커다란 물조리개 등이 전달됐다. 

오늘의 미션은 '나무 400그루 심기'였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 어색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곧 팀을 나눠 4명씩 한 조가 되니, 자신감이 약간 올라가면서 자연스레 대화의 문이 열렸다.


작은 나무가 담긴 트레이를 중간에 두고 사랑을 듬뿍 실어 나무들을 땅에 심었다.

몇 년 뒤, 재 방문했을 때 이 나무가 크게 자라나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그늘과 안식처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할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이곳에서 나와 마음이 찰떡같이 잘 맞는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Aki라는 친구인데, 호주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다.

나보다 3살 많은 그녀는 인생 경험이 풍부해서 내게 영감이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프랑스에서 1년간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레스토랑과 농장에서 일하고, 스페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였다.

내겐 아직 까마득한 대륙, 유럽.... 입을 벌리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녀의 경험담에 푹 빠져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몰입했던 탓인가 내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나도 언젠간 꼭 가고 말 테다!' 


그녀가 존경스러웠다.

그 후로 우리는 매달 있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우정을 계속해서 쌓아갔다.

그녀는 내 이야기를 경청해서 들어주며 종종 언니처럼 조언을 해줬다.

웃음코드가 잘 맞는 우리는 소녀처럼 낙엽떨어지는 것만 보고도 배에 복근이 생길정도로 심하게 웃어댔다.


현지인 베프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든든하고 마음이 풍요로워졌다.

봉사하러 왔다가 참 소중한 것을 얻어 간다. 

인.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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