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Nov 09. 2024

이제 우린 여섯 살이에요

곰돌이 푸,믤른

Now We Are Six

         A. A. Milne


Now We Are Six

       A. A. Milne


When I was One,

I had just begun.

When I was Two,

I was nearly new.

When I was Three

I was hardly me.

When I was Four,

I was not much more.

When I was Five,

I was just alive.

But now I am Six,

I'm as clever as clever,

So I think I'll be six now for ever and ever.


이제 우린 여섯 살이에요

               A. A. 밀른


내 나이 한 살이었을 때

나는 막 시작했었죠.

두 살이 되어서는

거의 새로운 모습이었어요.

세 살이 되자

나는 내가 아니었답니다.

네 살이 되었을 때는

그저 그런 모습이었어요.

다섯 살이 되자

난 단지 살아있을 뿐이었죠.

이제 여섯 살이 되니

더할 나위 없이 현명하답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영원히 여섯 살이어야지 하고 생각하죠.   


‘곰돌이 푸’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국의 아동문학가  A. A. 밀른의 짧은 시입니다. 여섯 살이 된 아이가 자신의 지난 5년을 회상합니다. 어찌 보면 미소가 지어질 만큼 유치한 내용이지만 이 짧은 시는 나이가 든 어른들의 마음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나이를 10년씩으로 생각한다면, 십 대에서 육십 대까지의 인생을 회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그러고 보니 인생이 정말 그러네요. 자아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출발한 십 대, 새로움과 활기에 넘쳤던 이십 대(물론 각기 고민과 아픔은 있었겠지만), 자신을 잊고 무언가에 몰두하던 삼십 대 그리고 마흔이 되어서는 그저 평범한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오십이 되어서는 얼핏 삶의 끝을 생각하고 육십이 되어서는 짐짓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은 듯 행세하기도 합니다. 오늘날은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100세 시대라 하니 아이의 회상도 열 살이 되어서나 시작해야 하겠네요. 그렇다면 시는 또 어떻게 써지게 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