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Nov 25. 2024

갑자기 눈물이 나는 때가 있다

이정하

갑자기 눈물이 나는 때가 있다

                              이정하


길을 가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별일도 아닌 것에 울컥

목이 메어 오는 때가

있는 것이다.


늘 내 눈물의

진원지였던 그대...

그대 내게 없음이

이리도 서러운가...


털려고 애를 써도

한 줌도 덜어낼 수 없는

내 슬픔의 근원이여...


대체 언제까지

당신에게 매여있어야

하는 것인지...


이젠 잊었겠지..

했는데도 시시각각

더운 눈물로

다가오는 걸 보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긴

했었나 보다.


뜨겁게

사랑하긴

했었나 보다...


* 이정하 시집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에 수록


There Are Times When Tears Suddenly Flow

                    by Lee, Jeong-ha


There are times

When I am suddenly moved to tears

Along the way.


To be fair,

I am often choked

With emotion

Out of nothing.  


You,

An endless source of my tears...

How sadly I am alone

Without you...


The reason for my sorrow...

Struggling to shake it off,

I can never reduce an ounce of it.


I wonder

Until when

I should be tied up with you...


Against my belief

That I forget you now,

You come as warm tears

From moment to moment.

Maybe I once

Loved you.


Maybe I was

Deeply in love with

With you.

(Translated by Choi)


From Lee’s Jeong-ha’s collection ‘To Love Alone’


그리움은, 외로움은, 그렇듯 갑자기, 느닷없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길을 걷다가, 하늘을 보다가, 옛일을 생각하다가 불현듯 보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그대, 지금도 그때처럼 사랑하는 것은 아닐진대 시나브로 마음을 비집고 들어와 옛 시절을 함께 소환하는가 보다. 그리운 사람,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꽃처럼 피어있을까? 어느 별빛, 어느 달빛 아래 고운 미소, 잔잔한 숨결로 빛나고 있을까. 노을에 물든 그대의 뺨에 다시 한번 가슴 설레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