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Dec 05. 2024

색동 장난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색동 장난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아이야, 네게 색동 장난감을 가져다주면,

왜 구름과 물 위에 그렇듯 색채들이 뛰노는지,

왜 꽃들이 갖가지 색들로 칠해졌는지

나는 알게 된단다.

--너에게 색동 장난감을 줄 때.


노래 불러 너를 춤추게 하면,

나는 진정 왜 나뭇잎 사이에 음악이 있는지

왜 파도가 갖가지 목소리의 합창을

귀 기울인 대지로 보내는지 나는 알게 된단다.

--노래 불러 너를 춤추게 할 때.


너의 욕심 많은 손 위에 사탕을 놓아주면,

왜 꽃송이 속에 꿀이 들어있는지,

왜 과일들은 달콤한 과즙으로 은밀히 가득 차 있는지

나는 알게 된단다.

--너의 욕심 많은 손 위에 사탕을 놓아줄 때.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의 얼굴에 키스해

너를 미소 짓게 하면, 나는 분명 알게 된단다.

아침의 빛 가운데 하늘에서 흐르는 즐거움과

여름의 산들바람이 내 몸에 가져다주는 그 기쁨을.

--키스로 너를 미소 짓게 할 때.


벵갈 출신의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는 시인이자 철학자였으며 화가이기도 하였다. 그는 아시아인이자 서정시인 최초로 19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영어 번역본을 중역하였음)


아이의 천진하고 순수한 모습과 미소를 보면 마음의 정화를 느낍니다. 손주에게 좋아하는 귤을 건넬 때의 행복감은 할아버지가 되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일지 모릅니다. 장난감과 노래와 사탕 그리고 키스로 아이의 즐거움을 보는 순간 시인과 똑같이 저 역시 자연의 모든 신비와 아름다움을 깨닫습니다. 워즈워스가 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말했는지 알게 하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