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istan의 이야기
한 개인의 진면목은 퇴각할 때 드러나는 법이다.
이 문장은 Barristan이 군인이 되기 전 배웠던 미국 전술지휘관의 명언이었다.
Barristan은 이것을 일개 명예를 얻은 자의 자랑스런 자기자랑의 일부로 치부했었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틀렸음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댓가는 그의 인생을 뒤집어 놓았다.
플라스틱 같은 하얀 머리카락에 못이 박혀있듯 짧고 굵게 자른 머리가 인상적인 Barristan은 퇴역군인이다.
햇살에 노출이 된 듯한 두꺼운 피부와 거무튀튀한 얼굴에 수많은 얼굴주름들이 그의 삶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했다.
독특한 점은 Barristan은 머리카락과 옷매무새, 그리고 행동거지(주먹을 꽉 쥔 채로 강하고 단정하게 움직이려 노력했고, 상담 내내 등을 의자에 받치지 않고 군인처럼 정자세를 유지했다)를 매우 깔끔하게 유지하려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의 손톱은 들쭉날쭉 깨져 있었고, 손틈사이에 때가 껴있었으며, 곳곳에 거무튀튀한 비눗자국이 있었다. 이것은 Barristan이 현재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또는 자신의 세밀한 부분을 신경쓰지 못하는 인지기능 저하를 시사한다.
그는 군인학교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하는 우수사관이었다.
자신이 얻고자 하는 바는 무슨일이 있어도 해내며 달성하고, 상관의 말에 복종하되 자신의 신념과 신앙을 잃지 않는 강인한 청년이었다고 회고했다.
운동대회도 곧잘 나가 상과 트로피도 타곤 했으며 Barristan과 어울리는 친구들도 많았다.
Barristan의 친구들은 우등생인 그를 방패막이(Man at Arms;갑옷으로 무장한 중보병)라고 불렀다고 한다.
친구들이 교관 몰래 술을 마시거나 저녁 수업을 도망칠 때에 Barristan이 함께 했다고 하면 적당히 봐줄 정도로 Barristan은 군 훈련생 사이에서 신뢰를 얻은 학생이자 사람이었다.
그가 졸업하기도 전, 군대 행정업무로 일자리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되었으며 그는 일취월장하며 실제 군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자신의 지식과 힘을 Barristan은 국가를 위해 쏟고자 파견을 나갔으며 행정병 출신 최초의 실수 한 개 없는 완벽한 지휘관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3번째 전쟁 때, 자신 관할의 병사가 '좌우 반전이 된 지도'를 출력하여 주었고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채로 작전을 짰다. 새벽 임무가 시작되자마자 그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Barristan은 깨달았고 그는 평생 처음으로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어 도망쳤다고 한다. 자신의 부대 병사를 버려놓은채로.
Barristan은 살아남았지만 그의 부대원 중 1명의 사상자와 15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다음날 아침 Barristan의 실수를 처벌하기 위한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그는 처벌과 함께 불명예스러운 퇴직을 가져야만 했다.
Barristan이 가진 사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징계위원회에서는 유가족과 부상자를 포함한 모든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자신의 실수를 고백하며 진심어린 사과를 담은 반성문을 전달하도록 시켰다.
부대원의 대부분은 그것이 과한 보여주기식 처벌이라 말하였지만, Barristan은 군말없이 반성문을 볼펜잉크가 닳도록 썼다고 한다.
그리고 Barristan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책하며, 그에 대한 댓가로 악몽에 시달린다고 한다.
결박당한채로 날카로운 칼에 찔리거나, 돌덩이가 등뒤에 박히며 쓰러지는 꿈을 꾸며 술과 수면제로 잠을 청한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최소한 불명예스러운 전역을 했더라도, 인생의 과오를 전부 털어내고자 말하였다.
Barristan은 남은 생을 타인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연신 거듭하였다.
어떻게 하면 이 마음의 짐이 없어질 수 있는지, 적어도 저녁마다 찾아오는 악몽과 망령은 어떻게 없앨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하여 찾아왔다.
자아탄력성은 사회생활을 살아가며 사람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Barristan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직업적인 측면으로 이루어졌던 규칙적인 생활에는 잘 적응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상태를 직면했을 때 통제력을 아예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그는 크게 실패해본 적이 없다는 점(특히 자신의 직업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배척당한 이후로 비난과 무시를 당함에도 자신의 안위보단 자신으로 인한 피해자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보아 이전까지 건강한 발달단계를 밟아오며 사회적으로도, 도덕적인 측면으로도 잘 발달된 성인으로 예측된다.
그가 겪은 문제는 실질적으로 그의 책임이지만, 자신의 관할 부하로 인한 인명피해가 났다는 점을 주목해볼만하다. 위에서 언급되진 않았으나, Barristan이 실책을 겪게 된 터무니 없는 실수는 사실 그의 책임이라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arristan은 자신의 아랫사람을 일절 탓하지 않는다는 점은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측하는 바이지만, 그가 지적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인명피해로 인하여 가지는 죄책감이 너무 강해 아랫사람을 탓할 겨를이 없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의 실수를 처음 겪어본다는 점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보여진다(실수라기엔 너무 큰 실수여서 문제인 듯 보인다).
Barristan이 남은 인생을 어떻게 풀어갈지는 당연하게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유가족과 피해자들은 Barristan을 이해하고 보듬으려 노력한다는 점, 그리고 그에게 법적 소송 및 대응을 하려 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Barristan이 말한대로 퇴각할 때 한 개인의 진면목이 드러난다면, 전쟁에서 퇴각하고 자신의 인생으로 돌아왔을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해가는 것이 그에게 남은 진정한 과제라 할 수 있겠다.
F43.1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