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dwin의 이야기
결국 죽어 물거품이 되는것을, 무얼 위해 그리 노력했던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것은 사람을 막막하게 만든다.
어쩔수 없다는 사실은 자신이 곧잘 쌓아오던 삶의 노력을 무너뜨리곤 하는데, Baldwin의 경우는 남달랐다.
안경을 끼고 온 Baldwin은 피부가 커피색으로 변색되거나 착색된 부분도 있었고, 인설(피부 겉으로 죽은 하얀색 피부가 올라오는 증상)이 있기도 하며 피딱지가 군데군데 보이기도 했다.
그는 피부 증세에 대해 "옮기는 병은 아니다"라며 가볍게 치부했으며, 자신 스스로를 죽을 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Baldwin은 현재 후천적 근위축증으로 인하여 오른쪽 어깨와 하반신 전체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하며, 현재 병세는 악화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는데, 그는 자신이 가졌던 열정, 젊음, 노력 모든 것들이 불가항력적으로 병세로 인하여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Baldwin은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과 찍었던 과거 사진을 보여주며 한 때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그리고 삶이 얼마나 덧 없는 것인지 가볍게 이야기했다.
사진 속 연인과 있는 Baldwin의 모습은 마치 TV속에 나오는 유명 연예인을 연상케 했다. 날렵한 턱선에 마른 몸매, 그리고 여우같이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이었다.
Baldwin은 어렸을 적 자신이 살찌고 잘 씻지 않아 인기가 없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자기관리를 해야겠다 생각하며 운동과 학업을 병행했다고 한다.(그가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과거들이 있었는지는 언급을 암묵적으로 거절했다)
그가 운동을 하고나서 몸이 좋아지자, 주변에서 여러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졌다고 느꼈다고 한다.
사람들이 작은 농담에도 크게 반응하며 웃어주고, 장단을 맞춰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자신을 성적으로 매력적이게 대하는 듯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곤 했는데, 그걸 사람들이 마치 등급이 나뉘어져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렇게 처음으로 연애도 하며 친구 무리에도 어울리며 Baldwin은 처음으로 자신이 다른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Baldwin의 연인은 처음에 차갑게 그를 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로 호감이 있음을 알아차린 후, 애교가 많아졌고 헌신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모든 일련의 행복을 느낄틈도 없이 Baldwin은 후천적 근위축증을 진단받게 되었고, 그는 자신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학업을 이어오며 받아오던 진로에대한 고민, 친구들과 어울리며 소속감에 대한 외로움, 연애를 하며 받았던 헌신과 사랑을 Baldwin은 모두 잃어버렸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내 Baldwin에게 일방적으로 이별통보를 했으며(그의 연인은 끝까지 그를 붙잡았다고 한다), 헤어지기로 결심한 사유를 애인에게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말했다.
"금전적인 비용도, 그리고 치료하며 걸리는 수 많은 지침도 있을 것을 압니다. 다만 이것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나누고 싶진 않습니다."
"혼자서 버티기 보다는 힘듦을 누구에게 털어놓으면 마음은 적어도 편해질 겁니다. 주변사람에게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Baldwin은 안경을 벗으며 말했다.
"제 눈을 보시죠. 눈이 정말 빨갛다 못해 새파랗지 않습니까? 지금도 눈이 아픕니다. 눈을 후벼파고 싶을 정도로요. 이런 고통을 말한다고 해서 달라질까요? 치료가 말로 해결될 수준은 아닙니다. 가끔은 그냥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저녁 밤마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며 숨도 안쉬어 집니다. 다리는 찢어질 듯 하고요. 매일 밤 헛구역질을 하며 위를 게워내야 하는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죽기 전에 정을 떼려는 반려동물 같은 거군요. 당신은 지금 자살하려는 생각이 있습니까?"
Baldwin은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약(Baldwin은 아마 안락사 관련된 약물을 내가 처방한다고 생각한 듯 하다)만 주신다면요."
상담에 있어서 지켜지는 원리원칙들이 몇 개 있으나, 예외사항이 존재한다.
첫 째, 내담자 자신을 해하려 하는경우
둘 째, 상담자를 해하려하는 경우
셋 째, 사회적 법률을 위배하는 경우
위 세 가지 모두에 부합되는 것은 아마 자살이 아닐까 싶다.
자살상담과 같은 경우 위급하게 진행되며 지속적이고 신속하게 평가되어야 하며, 기존 상담과는 다르게 이어져야 한다.
현재 자살 생각의 여부, 자신을 해칠 도구 및 약물, 그리고 자살에 대한 자세한 계획 유무를 물어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에 믿고 지지할만한 사람이 곁에 있느냐의 유무일 것이다.
Baldwin의 경우에는 자신이 자살을 하려고 시도하는 마음이 있던 것이 아닌, 자살이라는 방법을 통해 자신 인생의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호소하려는 일종의 시도로 여겨졌다. 죽음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와 현재 삶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이 상충되며 그가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요구된다.
어떠한 문제를 현재 삶에 가지고 있던 간에, 자살은 인생의 비상탈출구가 아니다.
고통을 피해 죽음을 선택한 사람에게 남는 것은 곁에 남겨진 유족들의 비참함 뿐일 것이다.
F41.1 범불안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neuro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