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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 Nov 08. 2023

엔화 투자, 지금인가? 1탄 (엔저, 흔들리는 일본)

엔화의 미래는 무엇일까? 



1달러에 150엔이라는 의미. 숫자가 클수록 엔화의 약세가 심각한 것.




최근 엔화의 약세가 심상치 않다. 


약 40년만의 엔저를 기록중인데...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일본 여행 수요가 많아지고 '엔테크' 열풍이 불고있다. 


과연 지금 엔화를 사두는 건 어떤지, 그 미래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엔화는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으로 돌아갈 것인가? 



흐름이 길수도 있지만, 한번 같이 따라가보자. 


쓰다보니 길어져서 두 개의 글로 나눠서 올리겠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엔화는 안전자산이다.' 


금융과 경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동시에 일본의 부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국가 부채는 GDP의 256%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엔화가 안전자산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그 답은 여기에 있다. 


일본은 지난 30년간 대외 순자산(해외에 나가있는 일본 돈)이 세계 1위였다. 


또한 '아베노믹스'라 불리는 무제한 국채 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왔기에 국가 부채가 높은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국채를 일본 은행이 보유 중이기에 부채가 그대로 리스크가 되지 않는다. 




보통 나라의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3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1. 성장률   2. 금리   3. 수요/공급



1. 일본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생산가능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1990년 버블 붕괴 이후로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장기 침체를 겪었다. 


안 그래도 잠재성장률이 낮은 국가였는데, COVID에서 회복하는 속도도 다른 나라보다 늦었다. 


이미 성숙한 경제대국에서 높은 성장률을 바라긴 어렵다. 


그 나라가 일본이라면 더더욱. 




2. COVID 이후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세계는 긴축 정책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일본의 단기 금리는 지금도 -0.1% 이다. 


최근 장기 금리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1%에서 밑돌고 있어 


미국의 5.5% 기준금리에 비해선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과 금리는 엔저를 설명하는 확실한 대답이 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성장률은 늘 낮았고, 금리도 타국에 비해 늘 낮았다. 



따라서 이번 시간에는 수요/공급 논리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흔들리는 일본





일본 무역수지 추이 / Tradingeconomics.com




2011~2012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무역수지는 적자 전환되었다. 


년도별로 흑자를 보는 시기가 있었지만, 2011년 이전 시점과 비교해보면 그 추이가 확연히 달라졌다. 





출처: https://youtu.be/xyjjF9mPZJQ / 영상 시청을 추천한다. 내가 하고싶은 말이 잘 정리되어 있다.





국제수지 발전단계설이라는 이론이 있다. 


국가가 발전하며 미성숙 채무국에서부터 채권 소진국까지 단계를 거친다는 내용인데, 


위의 자료에서 잘 정리되어 있다.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일본은 무역수지가 적자 전환되며, 성숙 채권국이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 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전환되었었다.



코로나19는 세계에 닥친 문제였지만, 


유독 일본은 방역 완화를 늦게 하고 오히려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 회복을 더디게 만들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며 원자재 값이 급등하였다.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일본에게 이는 치명적이었고, 결국 경상수지도 적자전환 된 것. 


위의 무역수지 그래프를 보면 전쟁 이후 적자 폭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경상수지는 다시 흑자 전환한 상태이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적자라는 말은 (굉장히 간단히 설명하자면)


국가 재정에서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말이다. 


나가는 돈이 많다는 말은, 엔화를 팔고 외환을 사야한다는 말이고, 


엔화를 팔면 결국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엔화의 가치가 하락한다. 



성장률과 금리까지 환율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로의 추세 전환,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 전활할 수 있다는 불안은 수급적으로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말 끝에 물음표가 붙었다. 


엔화가 아직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것은 분명하나, 그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앞서 그 지위의 가장 큰 이유는 '대외 순자산 최대국'이라는 점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 뒤를 독일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아직 격차가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 추이가 심상치 않다. 


일본의 대외 자산은 엔저로 인해 과대평가 되고 있고,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독일은 무역수지 1위 국가이다. 



- ps. 대외 자산이 달러 표시라고 가정하면, 달러당 엔이 100 -> 150으로 상승할시(엔저) 대외 자산이 뻥튀기 된다.




독일로 들어가는 돈은 다시 대외로 투자될 것이고,


일본은 대외 자산을 팔아서 갚아야하는 상황이다. 



물론, 대외 순자산 규모 세계 2위도 대단한 일이지만, 


30년 넘게 지켜온 그 지위가 흔들린다면, 


엔화가 안전자산이라는 신념도 깨질 수 있지 않을까? 



그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본을 탈출하는 엔화




설상가상으로 일본인들은 일본에 투자하지 않는다.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3/06/15/EJ42LRGJVRBEJEY3SAHRFXRWF4/





일본의 장기 저성장으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벌어들이는 돈을 해외에 투자한다. 


더 높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고, 일본이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없음을 30년동안 체감한 세대다. 



최근 해외의 국채, 주식에 투자하는 증권 투자보다 직접 투자의 규모가 늘고있다. 


국채나 주식은 필요하다면 바로 매각하여 엔화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 투자는 M&A나 설비 투자등에 돈이 쓰였다는 말이고, 


이는 빠르게 현금화할 수 없다. 



해외로 나간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올 수 없게 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외에 투자된 엔이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엔은 계속 약세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들의 해외 투자는 결국 돈을 벌어오는 수단이 될 수 있기에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정말 심각한 것은 2000조엔 규모의 개인 자산 유출 가능성이다. 





출처: 위의 유튜브




2000조엔 중 95%는 엔화 표시 자산이다. 


그 금액 중 주식에 투자된 금액은 약 10%이다. 현금성 자산은 50%이다. 


최근 소식에 의하면 일본 서점에 '미국 주식 투자하기' 등의 서적이 깔려있다고 한다. 



만약 한국처럼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일본 MZ세대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성이 훨씬 높은 미국 투자에 관심을 가져 


일본 전체에 해외 투자 붐이 일어난다면? 


이미 그 일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엔화 표시 자산의 10%만 해외로 유출되어도 그 규모는 200조 엔, 약 1800조 원이다. 


우리나라의 GDP가 약 2100조원이다.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 



개인의 자금 유출은 일본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성장둔화+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리스크+일본의 성장에 대한 불신


--> 이것들은 모두 일본에 투자할 매력을 낮춘다. 





요약




일본의 상황이 지난 10년간 많이 바뀌었다. 


무역수지 적자 지속, 경상수지 적자 위험으로 인해 엔화도 그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성장률, 금리의 단기적인 이슈와,


경제 구조의 변화로 인한 장기적인 수급 조건까지 엔화 강세에 불리해 보인다. 



2탄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엔의 강세를 유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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