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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 Sep 13. 2023

정부의 출산율 대책이 효과없는 이유

수도권 집중화와 저출산. 대책은? (feat. 1호가 될 순 없어) 





매 분기마다 발표되는 출산율은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많은 정책을 홍보하고, 지원도 많이 해주는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출산율은 감소하기만 할까요?


말 그대로 소멸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고

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 이유를 답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현상: fact

대한민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구학적으로 특이한/역동적인/극단적인 나라이다.





2020년 기준 대한민국의 연령별 인구분포. 베이비붐 세대인 4050 층이 가장 두터운 모습이다. 





1. 긴 베이비붐과 극심한 고령화: 인구배당효과의 역설



20년에 걸친 베이비붐 세대(55~63, 68~74년생) - 일본보다 베이비붐이 지속된 기간이 더 길다.

인구배당효과: 두터운 청장년층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청장년층은 높은 생산력과 소비력을 가진 세대이기 때문에 인구학적으로 중요하다. ‘인구 절벽’이라는 표현도 일반적인 오해와는 달리 사실 (핵심 소비계층인) 45-49세 인구의 감소를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당분간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는다.


‘인구배당효과’의 유무를 판별할 수 있는 잣대 중 하나는 TFR(합계출산율)이 6에서 3으로 얼마나 빨리 감소하느냐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3위로, 18년이 걸렸다. (6 → 2는 세계 1위) 

참고로 1위는 이란, 2위는 중국이다. 

인도가 얼마나 이를 빨리 달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3년 현재: 이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으로 편입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청장년층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지만, 불과 몇 년 뒤면 우리나라는 노년층 비율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이다.   

‘인구학적 보너스’(높은 청장년층 비율)가 ‘인구학적 오너스’(높은 노년층 비율)가 되는 역설이다.

기대수명도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 중 하나다.


2070년: 우리나라는 부양 인구 비(ratio)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된다!





2. 급격한 출산율 감소



‘합계출산율 세계 최하위’ (2023년 2분기 기준 0.7 / 서울은 0.59)  

2022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이 “90년대생들(1차 베이비붐의 자녀 세대)이 부모가 되면 출생아 수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말을 해 욕을 먹은 적이 있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합계출산율이 더 떨어질 거라고는 예상 못했을지도..

2022년 출생아 수는 249,000명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20만명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출산율은 매년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2023년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감소 추세이다.

일각에서는 저출산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인구가 줄면 좋은 것 아닌가?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은 산업/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실버 산업의 규모는 더 커지겠지만, 유아 용품 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지방대 폐교로 인해 해당 지역의 경제가 큰 타격을 입기도 한다.

기대하는 취업난 해소는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은퇴하는 2030년 정도가 되어야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그 일자리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그 중 대부분은 AI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정년 연장이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여러가지 이슈로 시끄러운 국민연금에 대한 문제도 존재한다. 





3. 수도권 집중 가속화



2021년 기준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다. (51.4%)

서울 인구는 감소 추세이며, 서울 외 수도권의 인구 성장이 수도권 집중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출생/사망으로 인한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이다. (일종의 snowball effect)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대학교 폐교가 심각한 수준이다. 

심지어 지방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지방에 있는 기업에서조차 인서울 대학교 출신 인재들을 원하기에 서울로 올라가게 된다. 서울에 있는 기업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2000년대 중후반, 제주도와 충청권의 인구가 잠깐 성장한 적이 있었다. 세종시 개발의 효과였을까?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2020년 이후 두 권역의 인구는 다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인구 문제를 관통하는 키워드: 공존



맬서스와 다윈: “진화심리학적으로, 생존 본능은 재생산 본능에 우선한다.”

즉,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면 재생산을 포기한다. - 저출산 문제의 본질은 결국 이것이다.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경쟁이 치열해짐 (집값 상승 등등) → 생존을 위해 재생산을 포기 → 출산율 감소


그럼, 인구 밀도가 낮아진 지방 인구는 왜 줄어드는가?

그것은 바로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해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얻어 수도권에 집을 사는 것 = 성공’이라는 획일화된 가치관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로 가기 위한 경쟁으로 인해 심리적 밀도가 증가한다 

→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 서울에 집을 갖지 못했다는 불안감 → 출산율 감소


즉, 획일화된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성’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된 예시: 2010년대 들어 건설하기 시작한 지방 행정복합도시, 공기업 이전 추진 → 마치 서울의 축소판 같은 도시 설계 (획일화된 기준에 따라) → 서울과 극명한 비교, 더 나은게 없음 → 당연히 별로 이사 가고 싶지 않음 + KTX 잘 뚫려 있음 → 주말 되면 서울로


특히 신도시는 지방 도심 외곽에 건설됨 → but 계획 인구 달성 못함 → 미분양 증가 & 안그래도 적은 인구 분산됨 (원도심/구도심의 공동화 문제 심각) 이런 문제는 일본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해결책으로 ‘컴팩트 시티’(압축 도시)가 제안되고 있긴 하지만 당장은 성과를 보이고있지 않다. 


특색 있는 지방 개발로 유입 요인을 만들어내야한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인구’ 개념에서 비롯된 ‘생활인구’가 주목받고 있다: 일단 관광객이든 사람이 오게 하면 상주하는 인구도 늘어나게 될 것이므로… 그런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일본의 경우 지역별로 기후도 다르기 때문에 지역마다 특색이 뚜렷한데, 우리나라는 사실상 도시국가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출산율도 홍콩, 싱가포르, 모나코 등 도시국가 수준이다.) 


심지어 전국 어디를 가도 서울에서 유명한 것들이 그 지역에서도 유명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특산품, 관광지도 존재하지만 그런 관광지에서도 소위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이 많이 생기고 있으며, 차별화되는 매력 없는 단순히 사진찍기 좋은 공간은 지속적인 발걸음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부동산도 서울과 비수도권, 부산과 대구의 변동 양상이 다르듯이 지역별 맞춤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결방안 ? 



우선 성공의 획일화된 기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최근 사회 흐름은 다양성을 강조하는듯 보이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서울에 집을 사는 꿈이 존재한다. 

그 욕구 자체를 막을수는 없겠지만,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편리하고 매력적인 도시가 있다면 서울 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집중 완화 없이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가적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싶다. 

출산율 감소 추세가 역전된 헝가리의 사례를 살펴보면 출산 서약만 해도 4천만원 무이자 대출, 2명 낳으면 2/3만 상환, 3명 낳으면 상환 면제, 4명 낳으면 평생 소득세 면제의 혜택을 준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정책을 살펴보면 (18.12.~22.4)

출산지원금 지급, 임산부 의료비 경감 

난임치료 지원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대상 확대 및 보육의 공공성 강화

육아휴직 확대 및 임금 지원 

포용적 가족 문화 조성

등이 있는걸 알 수 있다. 자세한 항목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들어가서 보면 된다. 대한민국 공식 저출산 대책에 대한 설명이다. 

https://www.korea.kr/special/policyCurationView.do?newsId=148867671





https://youtu.be/O5atTIrXHtI



이 영상은 2023.3 발표된 정부의 저출산 대책 소개 영상이다. 

요약해보면 5대 핵심과제를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영아부터 초등까지 최고 수준 돌봄·교육 제공  

일하는 부모에게 아이와 함께할 시간 보장(일·육아 병행) 

가족친화적 주거 지원 강화  

양육비용 부담 완화  

임신부터 영아기까지의 건강 보장 


그런데 혹시 이상한 점이 느껴지지 않는가? 





대부분의 정책들이 '이미 아이가 있는' 가족을 위한 정책이다. 

대한민국 초산 평균 연령은 32.3세이다. 

생물학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가임 능력이 감소하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난임 여성을 지원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왜 20대 부모의 숫자가 줄어드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산율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면 20대 부모를 만들 정책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생존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결혼비용이 평균 5000만원씩 들기 때문이다. 

경제적, 제도적, 사회적으로 결혼은 청년들에게 지나치게 무거운 책임을 지운다. 

자녀를 갖지 않는 것은 청년을 불안하게 하는 일자리, 주거, 사교육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논외시하고 단순히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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