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이면서 내부인 미술관

박민환건축가의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by 토요일의서울

외부이면서 내부인 미술관

박민환건축가의 창원시립미술관 건축 설계 공모안



자료 및 이미지 제공 | 박민환건축사무소



자연과 예술, 일상과 관람의 경계가 흐려진다. 박민환 건축가의 창원시립미술관 제안은 ‘외부이면서 내부인’ 공간을 통해 새로운 공공미술관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창원시립미술관은 사화공원의 북쪽 가장자리에 자리하며, 도시 공원의 흐름을 건축적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연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미술관은 단절된 ‘목적지’가 아니라, 공원의 일부이자 도시 산책자의 경로 위에 놓인 ‘경유지’로 설계되었다.


Image10.pn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배치.jp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공원과 미술관의 일체화

이 미술관은 기존 사화공원의 흐름과 기능을 면밀히 분석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결합하고 통합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옛 블루시티 오피스는 커뮤니티 편의시설로 재편되었고, 인근에는 원형극장, 조각광장, 야외 전시, 식물원, 어린이 공원 등 공원 프로그램들이 유기적으로 배치되었다. 새로운 미술관은 이러한 공공 공간들을 연결하며, 하나의 도시적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핵심 노드로 작동하게 된다.

주요 동선은 지상 공공예술광장과 조각정원에서 시작되어, 사화공원 내의 조각광장으로 이어지는 ‘아트워크’의 형태로 구성되며, 이 보행 경로는 박물관 옥상의 커뮤니티 아트스페이스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 옥상 공간은 지역 주민과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도시적 거실이자, 조각정원과 연계된 야외 미술관으로 작동한다.

Image16.pn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지형과 기반시설을 존중하는 배치 전략

대지의 경사, 기존의 기반시설, 주차장, 접근도로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박민환 건축가는 최대한 기존 자산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시설을 배치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새 미술관은 부지 서쪽 가장자리에 배치되어 기존 접근성을 유지하고, 부지 중앙과 남쪽은 공원적 기능과 연결될 수 있도록 확보되었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은 ‘랜드스케이프 브리지’다. 이 성토 구조물은 미술관을 지형과 조화롭게 잇는 수단이자, 사화공원의 흐름을 건축적으로 이어주는 가교이다. 새로운 보행로는 옛 블루오피스 광장과 사화공원을 직결하며, 미술관을 하나의 통로 같은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Image17.pn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자연을 품은 예술의 컨텍스트

박민환 건축가의 설계는 자연이 단순히 배경이 아닌, 예술 체험의 매개체로 작동하도록 한다. 내부 공간에는 ‘빛 우물’로 명명된 중정형 조경 요소가 삽입되어 있으며, 유리창을 통해 내부에서도 외부의 나무와 초목을 시각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 이 자연적 요소는 전시 체험의 리듬을 완화하며, 관람 중의 심리적 쉼표를 제공한다.

또한 미술관 내부에서는 예술과 자연이 병렬적 경험이 아니라, 서로 얽히며 보완하는 구성으로 제시된다. 사화공원의 언덕과 내부 조망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미술관의 장소성과 지역적 정체성을 동시에 시각화한다.


Image15.pn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경계 없는 미술관

미술관의 진입 체계는 다층적이다. 1층 입구뿐 아니라, 외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2층 로비로 곧장 접근할 수 있으며, 옥상 또한 외부에서 직결된다. 이는 관람객이 반드시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아도 미술관의 일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열린 구조다. 박물관의 주계단과 수직 동선은 단순한 통로가 아닌, 시민들이 정차하고 모일 수 있는 ‘건축적 장면(scene)’으로 설계되었다.

이처럼 창원시립미술관은 ‘방문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거닐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박민환 건축가의 설계는 전시와 조망, 공원과 실내, 산책과 관람을 분리하지 않는다. 모든 흐름이 연속적으로 구성되며, 이는 외부이면서 내부인 미술관이라는 개념을 공간적으로 구현하는 중요한 건축적 실천이다.



전시공간.jp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건축적 배치와 흐름의 전략

미술관의 주요 배치는 부지 서쪽 가장자리에 이루어진다. 기존 주차장과 접근도로는 그대로 유지되며, 공공 편의시설로 개조된 옛 블루시티 오피스와의 연계를 통해 주변 맥락을 존중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랜드스케이프 브리지’라는 성토 구조물이다. 이 요소는 공원과 미술관을 지형적으로 통합시키며, 조각정원과 공공 광장을 하나의 흐름 안에 배치한다.

보행 흐름은 미술관 북동쪽의 새로운 산책로부터 시작된다. 관람객은 1층 로비를 통해 엘리베이터로 올라가거나, 외부 에스컬레이터 및 계단을 통해 2층 로비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 이는 미술관 내부와 외부를 수직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방문자가 공간을 ‘통과’하며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Image14.pn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전시와 체험의 공존

미술관의 전시 공간은 2층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동서 방향으로 길게 뻗은 중앙 복도는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XR 전시실 등 모든 전시 공간의 진입로 역할을 하며, 각 전시실은 남북 방향으로 배치된다. 복도는 단순한 통로를 넘어, 공개 강연, 미술 경매, 갈라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목적 공간이다. 7.5m 너비와 천창을 통한 자연 채광은 이 공간의 공공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부각시킨다.

모든 전시실은 기둥 없는 대공간으로 계획되었으며, 8m의 층고를 통해 대형 작품 전시를 가능케 한다. 기획전시실의 중앙 천창과 ‘빛 우물’을 통해 조망되는 자연 식생은, 실내 전시 공간 안에서 외부의 시간성과 생명감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상설전시실과의 연결도 유연하게 구성되어, 필요 시 두 공간을 하나로 통합하여 대형 전시에도 대응할 수 있다.


Image3_000.pn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시민을 위한 열린 장소

이 미술관은 공공성과 접근성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1층에는 공공 강당 및 사회교육시설이 조각정원과 직접 연결되며, 스튜디오와 도서관은 로비 주변에 배치되어 독립적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옥상에는 커뮤니티 아트스페이스가 조성되어, 사화공원의 확장된 층으로 기능한다.

이처럼 미술관의 주요 공간은 모두 연결 가능한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민은 굳이 내부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미술관의 일부를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박민환 건축가가 제안한 “공간과 예술이 분리되기 이전의 장소”라는 철학을 잘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공간.jp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기능을 넘는 흐름의 조직

실용적 측면에서도 이 제안은 기능적 정합성을 갖춘다. 서쪽에는 기존 버스 정류장이, 동쪽에는 공공 주차장과 관광버스 정류장이 위치하며, 북동쪽에는 트럭 하역장과 미술품 보관소가 배치되어 있다. 모든 수직·수평 흐름은 ‘아트패스(Art Path)’를 통해 통합적으로 연결된다.




글 맺음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은 박민환 건축가의 도시적 사유와 공공건축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이 돋보이는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관의 프로그램적 요구를 충실히 반영함과 동시에, 자연과 공공성을 결합한 공간적 해법으로써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의 공공건축이 나아갈 방향에 있어 시사점이 크다.



Image9_000.png 창원시립미술관 공모안 - 박민환건축사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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