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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Apr 04. 2022

개화 총량의 법칙

언제 피어나든 너도 민들레

대자연의 움직임이 자꾸 눈길을 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창문 열면 집 안으로 몰려드는 바람이, 햇살이,

저 멀리 엷은 연둣빛과 어우러진 맑은 하늘도 함께.


눈앞 코앞 발길 내딛는 곳에서 큰소리로 부르는 듯 맘은 설레발을 치며  저만치 앞서 있다.

따스한 기운  받아 곳곳에 핀 민들레꽃.

상가 입구 흙 한 점 있을까 싶은 곳에 싱싱한 이파리 뿐만 아니라 활짝 핀 민들레꽃을 보노라니

지난 추위에 만났던 민들레 꽃 가족이 생각났다.

산책길에서 만났을 땐 분명 추운 겨울이었다. 이 추운 날에 민들레 꽃이라니!

영하의 기온으로 뚝 떨어져 서리가 내린 날에도  노란 꽃을 피웠고,

수북이 쌓인 눈덩이 속에도

홀씨의 자태가 고스란히 살아 움직였다.

올 겨울만큼 민들레에 관심을 준 적이 있을까 싶을 만큼 그 곳을 지날 때면 챙겨보게 되었다.


바람 불고 손이 시려 겨드랑이에 양손 데우며 걷던 날

‘어쩌지 민들레 꽃들 꽁꽁 얼겠다...’


안타까웠던 맘이  무색할 만큼  꼿꼿이 살아있음 증명하듯

하얀 털옷 선보이며 한 올 한 올 곧추세울 때.

히야~ 정말 너희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구나!’ 했다.

메마른 온갖 가지들 사이 민들레 꽃 줄기의 짱짱함도 ..


지금껏 민들레는 봄꽃인 줄 알았다.

보옴, 봄봄에 피는 꽃이 가만있다 따스한 햇살 비쳐준다고

어느 날 갑자기 짜잔 하며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겨울을 같이 나며 보게 된 것이다.


눈 비 맞아가며 추운 겨울 쉬지 않고 안간힘을 써대며 민들레 꽃 피워내더니

따순 봄이 온 지금 잠잠하고 조용하다.

쉼 없이 달린다고 최고 능사가 아니라는 걸

민들레 꽃도 말해주고 있는 것이던가.


죽은 듯 흔적 하나 없던 곳곳에  물 따로 챙겨 주지 않는데도 푸릇푸릇 싹 틔우며 노란 민들레꽃이

활짝 피고 있건만,

겨우 내내 꽃 피우던 녀석들 따스한 봄날 숨죽이며 미동도 없다.


개화 총량의 법칙은 민들레 꽃도 해당하는 것이던가.


겨울날 꽃 피운 녀석들 쉬었다 또다시 겨울 오면  꽃 피우려

긴 휴식기에 든 것인지 많이 궁금해지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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