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월드뮤직 팬들의 최후의 저항
전 세계 음악 수익의 67%에 해당하는 193억 달러(약 27조 원)가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창출되는 2023년 현재, 물리적 음반 판매는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스트리밍 집중도가 더욱 높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연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음악 수익의 84%가 스트리밍에서 발생했다. 루미네이트(Luminate) 추산으로는 미국 청취자들이 1.2조 건의 오디오 스트리밍을 기록한 반면, 물리적 음반과 디지털 앨범 다운로드는 1억 500만 건에 그쳤다.
루미네이트 데이터로 제작된 차트에 따르면, 전체 음악 소비 중 물리적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에서 세 장르가 두드러진다.
1위는 재즈(Jazz)로 물리적 음반 소비 비율이 23.3%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스트리밍이 68.5%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월드뮤직(World Music)으로 23.1%를 기록했다. 이 장르 역시 스트리밍이 65.2%를 차지하지만, 물리적 음반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톱 3를 마무리하는 것은 록(Rock) 음악으로 대략 18%의 소비 비중을 보였다. 록 음악 팬들의 전통적인 음반 수집 문화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클래식 음악이 8.8%로 4위, 팝 음악이 8.6%로 5위를 차지했다. 팝 음악의 경우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같은 아티스트들의 성공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위프트는 2023년 베스트셀링 음반 8개 중 5개를 차지하며 총 480만 장을 판매했다. 이 중 대부분이 바이닐 카테고리에서의 판매였다. 이는 특정 아티스트의 팬덤이 물리적 음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체적으로 루미네이트는 미국 물리적 음반 판매를 8,700만 장으로, RIAA는 약 8,000만 장으로 집계했다. 스트리밍이 압도적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물리적 음반 시장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재즈와 월드뮤직이 물리적 음반 소비율 1-2위를 차지한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는 이들 장르의 청취자들이 음악을 단순한 배경음이 아닌 진지한 예술 작품으로 여기며, 소장 가치를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팝 음악의 상대적으로 낮은 물리적 음반 소비율(8.6%)은 대중음악의 즉시성과 접근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반영한다. 다만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예외적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트렌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물리적 음반 판매가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디지털 피로감의 반작용: 무제한 스트리밍 시대에 오히려 '소유 상실감'이 커졌다. 수천만 곡이 손끝에 있지만 정작 '내 것'은 없다는 공허함이 물리적 음반 갈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음악의 의식화: 스트리밍이 음악을 배경음으로 만든 반면, 바이닐은 음악 감상을 하나의 의식으로 만든다. 포장을 뜯고 바늘을 올리는 행위 자체가 음악과의 깊은 만남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인증샷 문화: SNS 시대에 바이닐 컬렉션은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시각적 언어가 되었다. 단순한 음악 소비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희소 가치의 매력: 무한 복제 가능한 디지털과 달리 물리적 음반은 '한정성'이라는 희소 가치를 제공한다. 한정판, 컬러드 바이닐은 NFT 열풍과 같은 맥락의 수집 심리를 자극한다.
세대 문화 전수: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진짜 음악 듣는 법'을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바이닐 플레이어를 선물하는 문화적 움직임도 한몫한다.
팬데믹 효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 카페' 문화와 함께 '홈 오디오' 문화가 확산되었다. 바이닐은 집을 감성적 공간으로 만드는 소품이 되었다.
한줄평
재즈 애호가들은 아직도 CD로 음질 운운하고, 팝 듣는 애들은 유튜브 광고 나와도 참고 듣는다. 결국 돈 쓰는 건 아저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