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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nameisanger Mar 19. 2024

최하위권, 2

굳이 분류를 하자면 나는 마라톤의 상위권이 아니라 하위권에 있는 것 같은데 최하위권보다도 늦은 걸음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던 경찰차를 따라가던 마라톤 참가자들의 자세를 본받아야겠다. 좁은 인도로 몰린 그들은 이상하게 얼굴이 밝았다. 경기를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새는 것도 아니고 지금이라도 좀 더 좋은 위치로 옮기겠다고 노력하는 것도 아니었고, 이미 저 멀리 떠나버린 공식적인 대회 참가선을 따라잡으려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일단은 내가 마주친 상위권 참가자들과 하위권 참가자들을 하나씩 떠올려봐도 이들만큼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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