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족
걸음마를 뗄 무렵에는 손을 잡고 나란히 옆에서 걷는다.
그러다 걸음이 익숙해지고 뛰기 시작하면 그걸 뽐내듯 앞으로 먼저 나아간다.
그러고는 웃으며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친구들이 더 좋은 나이가 되면 엄마와 함께 걷는 일도 줄어든다.
어떨 때는 앞에서서 빨리 오라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
얼마전 엄마와 걸으며 문득 든 생각이었다. 필요한 것들 사달라고 집 앞 마트에 가는 짧은 시간에도 난 앞에서 걷고 있었다.
가다 서며 뒤를 돌아본다. 뭐하러 앞서 가서는...그냥 같이 걸으면 되지...
마트에서 나와서 집으로 가는 길엔 짐을 들고 나란히 걸었다.
짐을 들지 않은 엄마가 오히려 앞서가려 하는 걸 내가 잡았다 ㅎ
앞으로 가는 건 쉽다.
그래도 함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혼자서 앞으로 간들 아무 소용이 없다. 본인만 맘이 급해질뿐.
옆에서 나란히 걸어야 함께 라는걸 한동안 잊고 지냈던 것 같다.
다시 앞에서 옆으로 가야할 때다.
어렵지 않다.
그냥 한 걸음만 멈춰 서면 되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