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즈음에...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던 10월의
첫 주말입니다. 1부 예배를 드리고 우리 부부는
서둘러 길을 떠났습니다. 어디 가나요?
하노이에서 1시간 10분쯤 빈푹 제주카페로
마실 가듯 가볍게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라는 사람도 반기는 사람도 없지만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지 않으면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습니다.
해외살이 9년 차
명절 증후군 제로? 복 받은 며느리라지만...
내 안에 학습된 추석이란?
온 가족이 모여 송편도 빚고 음식도 만들어
나누어 먹으며 하하 호호 즐거웠던 풍습이
남아있어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널뛰기를 하고 있었답니다.
추석에 한국에 가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그리움도 보고픔도 아쉬움도 커졌습니다.
누군가는 추석에 해외로 여행 떠나고
누군가는 한국으로 추석맞이여행을 갑니다.
오고 가는 하늘길이 그저 부럽기만 했지요
올해는 하노이에서 추석을 지내기로 합니다.
편안한 추석연휴 보내고 계십니까?
여기는 하노이 빈푹 제주 카페입니다.
어머나!! 입구부터 새롭게 단장되어 있네요
두 번째 방문인데 햇살이 뜨겁습니다.
꽃장식이 사라지고 물고기들로 입구를 꾸며
시원한 제주의 푸른 바다가 떠오릅니다.
꽃과 나비로 꾸며놓은 길은 디딤돌을 밟고
지나가다 보니 토끼와 달님이 맞아주었죠
동그란 달님 앞 포토존이 있었습니다.
음~~ 한국 제주에 온 느낌에 미소가 번집니다.
하노이 속 제주는 낯설지 않고 포근합니다.
우리는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찍으며
폭염을 즐겼답니다. 유치 찬란한 부부 맞아요
작은 호수를 품은 이곳은 야외 의자에 커다란 선풍기가 곳곳에서 열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찍다가 우리는 폭삭 익었어요.ㅎㅎ
작은 호수 앞에 자리를 잡고
간간이 불어오는 쪽바람에 땀을 식혔답니다.
말차라테 (녹차라테) 딸기맛과 직원이
엄지 척하는 인기메뉴를 하나 더 시켰습니다.
시원함이 살짝 ~~ 음 ~~ 좋은데....
우리는 실내를 택하기보다 실외를 택했고
작은 호수뷰를 감상하며 선풍기 바람에
추석맞이를 미리 했습니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추석 멍 때리기 하려 했는데 갑자기 호박전과
야채 전 소고기 미역국이라도 할까?
남편의 불편한 제안이 훅 ~
방어벽을 뚫고 들어왔습니다.
차 한잔에 호수 같은 넓은 마음이 되더라고요
그럴까? 나도 좀 그냥 지나가긴 아쉽네
장 보려면 서둘러 가야겠어~
하노이 속 빈푹 제주카페에서 한국인 부부는
핫플레이스된 벳남사람들 틈에서 추석을
어찌 보낼까? 해답을 찾고 돌아와
호박전에 참치야채 전에 소고기 미역국으로
추석을 잘 보냈다는 소식을 전 합니다.
추석 긴 연휴가 지나가는 중입니다.
추석날 우리 부부는 나란히 회사에 출근했고
폭우를 피해 타이빈에서 2박 3일 꼬박
일을 하게 되었지만 빈푹 제주카페를 잠시
다녀온 후라 견딜만했습니다.
내년 추석엔 온 가족이 함께 했으면....
폭우와 폭염 사이 틈새여행은 널뛰기하던
마음을 호수처럼 잔잔하게 잠재웠고
추석연휴 폭우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며 감사합니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