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버티어 내는 힘!! 찬양
9월의 첫 주~
철컹 ~스르르 대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가 마중 나왔다.
문을 열어주시는 마담의 목소리가
맑고 청하 한걸 보니 보통분은 아니신 듯...
분홍색 안개꽃과 러블리한 소파
하얀색 피아노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꽃자수가 화려한 보랏빛 원피스를 입으셨고
환한 웃음을 머금은 우아한 모습과 마주했다.
그레이스 합창단 지휘자님이시다.
폭우 덕분에 취소된 합창단 신입단원을
갑자기 이렇게 집으로 초대하시다니....
이거 비밀? 안 비밀? 잘 모르겠다
특별한 초대에 얼떨떨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합창단 들어갈까? 말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번개팅에 응했다
난 신입 단원으로 오디션 대신 이미
면대면 접대를 받고 있었다.
토독 토독 토독... 이 소리는
입안에서 씹히는 들깨밥? 소리다.
세상에서 처음 맛보는 구수한 향까지...
밥 한술이 내입으로 입장한 후
춤을 추듯 돌아다닌다.
이미 샐러드로 입가심을 한 후였다.
동그란 돔 뚜껑이 식탁 중앙에 자리 잡았다.
이미 코로 1차 검증이 끝난 묵은지 김치찜
입안에 침이 고인다. 침을 꿀꺽 삼켜본다.
뚜껑이 열렸다. 동공이 흔들린다.
우아~우아 침샘이 폭발하고 말았다.
분명 하루전날 갑자기 번개팅이라 했는데
이런 요리를 손쉽게 만들어 내시다
하노이에서 맛볼 수 없는 한국 집밥이다.
식탁에 둘러앉아 묵은지 김치찜을 가르는
4명의 여인들은 모두 찜 당했다.
요래요래 맛 좋은 묵은지 김치찜에
물개박수를 신나게 보내줘야 했는데...
초면인지라 마음으로만...
부지런히 개인접시에 덜어 김치찜을
바닥 내고 나니 차오르는 행복함
신입단원은 김치찜에 홀딱 반했다.
그 후로도 매주 목요일 연습 때마다
간식 먹방은 즐거웠고 20인분이 넘는
비빔밥을 한솥에 비벼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되었다는 풍문을 남긴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밥을 먹고 힘을 내듯
세상 속 여러 가지 문제를 만나 마음이
지치고 쓰러질 때 찬양은 밥이 되어
나를 일으킨다.
9월의 마지막주
그레이스 합창단은 예배 1부 2부 특송을
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다. 매주
목요일 10시~12시까지 모여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어색함 그게 뭔가요?
벳남어로 시작된 노래는 한국어로 다시
영어로 다시 한국어로 마무리하는
다국적인 찬양곡 '날 사랑하심 '이었다.
4주 동안 흥얼흥얼 가사를 외우고 부르며
힘든 시간들을 잘 버티어 냈다.
바쁜 일정을 조정하여
찬양으로 은혜로운 시간을 함께하는
한인교회 그레이스 합창단에 가길 잘했다.
내 몸은 내 목소리는 신이 주신 악기다.
날 사랑하시는 분을 위해 찬양하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높은 구두에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섰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감추고
차분하고 아름다운 지휘자님의 손끝과
눈빛을 따라 찬양곡을 잘 마무리했다.
9월 한 달 잘 보낸 나를 칭찬한다.
제수 이에우 또이 람~~~ 날 사랑하심~
Yes Jesus loves me ~
찬양곡이 내 마음에 남아 있다.
그날 그레이스 단톡방은 영상과 사진들로
서로 감사인사로 후끈했다.
다음날 폭우와 폭풍이 하노이를 강타했지만
그럼에도 나를 지켜주시는 그분의
사랑을 믿고 찬양했음에 뿌듯했다.
찬양은 내 삶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부르는 찬양은
더 큰 은혜와 힘이 있음을 안다.
특별초대로 마음 굳혀주신 지휘자님~~
따스하게 맞아주신 단원분들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