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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Mar 21. 2024

꽃등심 먹는 날이 봄날이다.

소고기를 먹다.

"돈 많이 벌면 뭐 한다고?"

"소고기 사 먹겠지... 유머를 아시는지요?

소고기는 물에 퐁당 끓여 먹는 미역국보다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 먹는 꽃등심이 최고다.


특별한 날이나 귀한 손님이 오면 소고기를

먹었다. 그저 평범한 날에 약속을 잡아

꽃등심을 먹자는 언니 덕분에 나에게 오늘은

평범한 날이 아니라 특별한 날이 되었다.


소고기 대접받기 위해 꽃단장을 했다.

마술처럼... 꽃등심이 짠~나왔다.

시원한 맥주 한잔에 속풀이가 되었고

부드러운 목 넘김에 기분이  좋아졌다.


한입, 입... 젓가락질이 빨라졌다.

내 안에서 소고기 꽃이 팡팡 피어났다.

역시 꽃등심이로구나!

비싼 몸값이 입안에서 재주를 부렸다.


두런두런 이야기꽃도 함께 피어났다.

속상했던 마음도 풀어지고

고마움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속이 든든해지니 마음도 부드럽다.


어쨌든 살살 녹아내리던 소고기 육즙의

감칠맛을 혀끝으로 느끼며  한 동안

꽃등심을 음미하며 봄날을 즐겼다.

뜨거웠던 숯불이 사르르 식을 때까지...


후식으로 나온  살얼음 홍 씨와 견과류

은은한 주황빛에 셔벗처럼 차가운  홍 씨를

입안으로 ~ 접수시켰다.

음 ~~~ 피날레를 장식하는 칸타타 맛이다.

살얼음 홍씨


뜨거웠던 꽃등심이 지나간 길을 따라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소중하게 받아들였고

차가운 홍 씨를 입안에 넣고 살살 녹이듯

언니의 진심이 마음속에 전해졌다.


그렇게 인생의 봄날은

진심으로 베푼  친절이 부메랑 되어

고마운 꽃등심으로 돌아왔다.

눅눅했던 3월이 웃음꽃으로 피어났다.


꽃등심 먹는 날이 봄날이다.

가끔은 고마움을 식사대접으로 표현하려 할 때

부담스러워 거절하기보다는 받아들여주고

즐거움을 나누는 일은 행복을 저축하는 날이다.


나도 누군가에서 봄날을 선물하고 싶다.


 하노이 미딩 딩톤골목에 백제갈비 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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