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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이리스 h
Sep 11. 2024
태풍아~~ 멈추어다오!
베트남 북부 하노이 강타
"
엄마. 어디세요?
"
사재기하셔야 해요 무조건 많이 아셨죠~~
지금 태풍이 오고 있으니 부지런히
장 보세요
.
지금 곳곳에 야채가 비상이래요
벳남 마트 텅텅 비었다.
오케이 ~
아파트
1층
K
마트로 달려갔다.
오잉?
그런데
한국사람들
사재기 안 한다.
사람도 별로 없다. 눈치 볼 필요 없이
일단 필요한 것들을 바구니에 담았다.
비상식량? 태풍으로 인해
집콕하면서 집밥을
먹어야
히니
일단 물은 기본으로 배달시키고
쌀과
김치에
계란, 참치캔, 대파, 마늘
오이, 당근,
스팸, 수프들 ,
맥주와
안주도
과자,
요구르트, 찹쌀약과, 단무지,
우엉,
두부, 감자? 만두, 고추, 마요네즈 등등
평소보다 많아서 배달을 시키기로 했다.
장 본 것을 분류하여 정리하고 나니
갑자기 바람이 심상치 않다. 오 마이갓~~
베란다에 화분들을 안으로 들였다.
빨래도 거실에서 선풍기로 말렸다.
7층 높이에서 내려다보니
나무들이 온몸을 흔들며
바람 부는
대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버티어
내야 할 텐데...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런
태풍은 오랜만이다.
벳남인들도 놀랬다.
3
0년 만이란다.
이곳저곳에서 차가 막혀서 난리다. 특히
아이들의 귀가 차량이 2시간째 꼼짝도 못 해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애타게 했다.
여기도 막혀요
저기도요
하노이 한인타운 중심
막힌 길은 서서히 뚫렸지만 바람에 나무가
뽑히고 피해가 잇따랐다. 빠른 제보들을
집에서 카톡으로 공유하며 혀를 찼다.
어쩌나.... 세상에..., 쯧쯧
남편도 오지 않는다. 전화를 해보니
느긋하게 천천히 갈 테니 걱정하지 말란다.
빨리 가고 싶다고
빨리
갈 수 없는 상황이니
차라리 늦게
출발하겠다는
것이다. 에휴~
어쨌든 비를 동반한 태풍은 거세게
거세게
몰아쳤고
나무가 쓰러져 차를 덮쳤다.
나무밑에 자동차가
몇십 년을 지켰던 나무가 뿌리째 넘어졌다.
작은 가지들은 바닥에 나 뒹글고 ~~
오싹한 기분과 떨리는 마음으로 태풍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국으로 가야 할 물건도
비상이다
.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들도 발이 묶였다.
오토바이가 바람에 날리고
창문이 깨지고 건물이 위험하다.
갑자기 이런 일이~~ 사다 놓은 소고기를
해동시키고 마른미역을 물에 담갔다.
마늘을 콩콩 찧고 국간장과 참기름으로
불린 미역을 넣고 볶다가 핏불 뺀 소고기를
칼집 내어 넣고 물을 1리터쯤 부어 뭉근하게
약한 불로 오래 끓이는
중이다
.
뭐래도 하지
않으면 시간이 더디 가고 힘들다.
10시 40분
~
~
남편과
아들이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내일은 남편도 아들도 쉬어간다고
한다
.
태풍 덕분에
가족은 한자리에 모여 오래간만에
얼굴을
본다
.
추석을 앞두고 한국으로 납품해야 할
할 물건들이 있어 바쁜 때인데...
비행기도 배도 다 멈추게 되어 속상했다.
참
~
인생 속 자연재해는
무시무시하다.
모든 걸 멈추게 하는 힘도 있으며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고 재산을 한방에
휩쓸어 갈 수도 있다. 벳남사람들은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사실을 태풍의 위력을
알아챘고 한국사람들은 몰랐던 것 같다.
다행스럽게 하노이에 나타난 불청객
야기 태풍은
2박 3일 만에
떠나갔다.
흔적은 이곳저곳 누워있는 집채만 한
나무들이 밤사이 태풍과 싸웠다는 사실
길이 막혔다 이곳저곳 서로 양보하며
겨우 다니는 중이다.
태풍아?
이제 그만 잠잠해지길
태풍아?
제발
멈추어 다오
~
~
하늘이시여
~~
태풍을 거두어 주소서
하루종일 비와
태풍이
친구 되어 돌아다니는
동안 우리 가족은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쉬게
해 주었다. 긴 낮잠으로 피로도 풀고
소고기 미역국으로 영양보충도 하고
도란도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있었다.
넓고 큰 집에서 살 때보다
작고 아늑한
집에서
살고 있는 지금이
태풍과 바람에도 작은 창들은 끄떡없었다.
그리고 햇빛을 가리기 위해 베란다에
쳐놓은 촌스러운 초록 망도 태풍을 지켜주었다.
커다랗고
위대했던
오래된 나무는
힘없이
넘어졌고 가지치기를 하여 몸집이
적당한 가로수들은 살아남은 것을 보며
인생에도 거대한 태풍을 막는 방법은
적당함 그게
아닐까? 생각했다.
작은 거실창문에 작은 곤충이 찾아왔다.
너도 많이 놀랐지? 나도 그랬어
잠시 쉬어가렴 태풍 끝에 살아났구나
다리 한 개가 살짝 불편해 보였지만
창문에 붙어 요리조리 몸을
움직
이며
쉬어갔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이름
모를 곤충
이 창밖 유리에 붙어
태풍에 생존신고를
하는 듯 보였다.
며칠째
복구작업을
하는 중이지만
비도
바람도 잔잔해졌지만 흐린 날이 계속이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태양을 막아주며
그늘을 제공했던 아름들이 나무들이
초토화가 되어
길가에
누워있다.
하노이 시내가 녹색 길을 만들고
도시적인 모습은 시골스럽고 쯧쯧 혀를 찬다.
태풍아
~~ 멈추어
줘서 정말
고맙다.
한바탕 하노이를 발칵 뒤집어 놓고
떠나간 듯하다.!
벳남살이 8년 만에 이런
태풍은
처음이다.
이곳저곳 더 큰 사고들이 줄을 잇고 있다.
더 이상 피해가 없길 평온한 하노이의
일상이 되길 소망한다.
다시 일어난 나무
풍성했던 나뭇가지와 잎들을 잃어버리고
겨우 몸을 보조기구를 이용하여 세워 두었다.
생명을 잃을 만큼 거대한 태풍에 놀란마음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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