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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Sep 20. 2024

하노이 마담으로 살아보기 2

3박 4일

어쩌면 좋아?


밤새 비바람을 잠재워 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건만 3일째 흐림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비가 왔다.

긴 늦잠을 자고...

느긋하게 조식을 먹고 기다려도

비가 그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하롱베이 쿠르즈

아름다운 사파여행도

이국적인 느낌의 땀따오도

그 어느 곳도 허락되지 않고

그나마 하노이 실내에서

우산을 벗 삼아 놀아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은 어디로? 롯데센터?

 

반짝반짝 블링블링 귀걸이에 시선을 뺏기고

이것저것 고르기 바쁘다. 서로서로 골라주며

즐겁다. 입장료가  23만 동(한화 12400원~)

65층 롯데 센터 스카이라운지에 도착했다.


천사의 날개도, 하트모양 유리벽과

유리 바닥이 보기에도 으스스하다.

후들후들... 우리 셋 뿐이다. 진짜...

이렇게 사람 없는 건 처음 본다.


태풍 이후, 모두 집콕, 방콕 인가보다~~

뭔가 추억을 남기기 위한 소심한 움직임이

어쩌다 이곳저곳 호텔투어가 되었지만

그나마 알뜰여행 중이라 생각한다.

커피한잔의 감사함

비가 오는 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잠시 눈을 감아도 좋다는 걸 알았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던 날들~~

천천히 마음도 살피며 사는 지금이 좋다.


배고프다.


벳남 요리로 3일을 버틴 그녀들의 선택은

한국음식은 한국 가서 먹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벳남요리에 푹 빠진 듯하다.

진정 그녀들을 하노이 마담으로 인증!!

하노이 룻데 3층 37번가

우산을 쓰고도 옷이 젖을 정도다.

우중충한 날씨에 비를 품은 하노이날씨에

돌아다니는 경 트리오가 걱정되는 1인

남편이 나타났다. 식사 후 우리를

베트남 민속 박물관에 데려다주었다.


역사 박물관

의외로 외국인들이 그곳에 았다.

기념품점에 들려 쇼핑하는 게

역사공부보다 즐거운 일이라는 걸

알아버린 50대는 비가 와도 즐겁다.


비가 쉴 틈 없이 내리는 하노이!

정말 한계를 느낀다.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여보슈~~ 진짜 저녁들 안 드시나요?"

"장어에 청국장 어때요?  제가 쏠게요"

"노노노 쉴 거예요~

저희들 장어 알레르기 있어요"

"하하하, 거절을 요래 이쁘게 했건만..."

"오잉 진짜요? 그럼 다른 메뉴는?"


계속되는 집요한 남편찬스에

경 트리오 흔들린다. 사실 우리끼리

날씬한 반미를 세 도막으로  잘 라

맥주 한캬~~ 낭만적으로 즐기고 있었다.


반미를 안주삼아 ~

뭐래도 접대하려는 남편에게 우리는

어려운 숙제를 내주었다.

깐풍 닭똥집, 치즈 떡볶이? 오케이!!

아뿔싸!

빗속을 뚫고 남편이 주문 배달 완료했다.


진짜 오신 거?

트리플 A형 남편은 끝내 우리 배를

채워주는 데 성공했고 , 우리는 덕분에

화기애애하게 신나게 먹었다.


셋째 날,

쇼핑, 먹방, 역사공부로 태풍과 맞섰다.

아쉽지만 알차게 호텔을 전전긍긍

돌아다니며 하노이 마담놀이 중이다.




여행 마지막날


놀라지 마시라!!

하노이에도 해가 뜰 날이 드디어 왔다.

이럴 수가~ 해가 있었구나!

하하하 진짜 해님이 어찌나 반갑던지...


마지막날까 조식은 빠트리지 않았다.

그 덕분에 체력은 충전되었고 내손은 한가했다.

진정한 힐링여행은 밥상을 차리지 않고

차려놓은 밥상을 즐기는 게 아닐까?


오늘밤 비행기로 돌아가야 하는데...

오늘마저 비가 왔으면 진짜 울 뻔했다.

황금 같은 하루를 주신 분께 감사하며

우리는 성요셉 성당이 있는 호안끼엠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러 갔다.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끼니도 거른 채 선물을 사느라

호안 끼엠 시장을 걷고 또 걷고

우산 없이 걷는 길 덥다 더워!!

갱년기 아줌마들 땀난다 !

그동안 비가 비가 고마운 거였다.


먹고 놀기도 쉽지 않네

2시부터 4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딱 걸렸다. 어쩔 수 없이

여기로 갔다.


꿀조합 ㅎㅎ

망고빙수 먹으러 인터콘티넨탈호텔 

62층으로 갔다. 호텔 투어의 끝판왕

망고빙수와 돌솥비빔밥, 낫쵸를 시켰다.

알 수 없는 조합도 척척 맞는다.


'시장이 반찬이라지...'

"음 ~~ 맛있다 맛있어"

베트남 마담으로 살아보기

3일 만에 행복한 마담이 되었다.


하노이 여행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스톤 맛사다. 마사지 샾에서

나른한 몸을 눕히고 눈을 감았다.

여긴 어디? 하노이 천국이다.


90분 맛사로 온몸 구석구석 시원하다.

보고, 듣고, 느끼는 여행이 아닌

먹고, 놀고, 찍고, 웃는 여행이었다.

태풍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

 

피로야 가라~

스트레스 야 물렀거라~

태풍아 제발 그만 가라~

친구들아 잘 가라~


벳남 하노이에 온 그녀들은 천사였다.

그녀들은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에

덮는 시원한 이불을 공수해서 가져갔다.

하노이가 더 시원하다며 3일 동안 사치를

부리고 한국 가니 너무 덥다고 ~~


태풍이 쓸고 지나간 자리에

쓰러진 나무를 다시 세우는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물 빠진 도로에 차가 다닌다.

이곳저곳 태풍의 흔적들이 치료 중이다.


우리  경 트리오에게도 긴 세월 끊어졌던

우정이 논라 모자처럼 다시 쌓아지길 바란다.

다시 만날 날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바이에 꼭 놀러 오라던 그녀가 건강하길...


악천우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3박 4일

그녀들에게 고맙고 감사함을 전한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잠옷을 입으면

행복한 꿈나라에서 그녀들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벌써 보고 싶다.


전망없는 롯데 센터ㅠㅠ

어디에 있든지 늘 파이팅 하길~~~

다시 만나 여행하는 날엔

하늘도 맑고 푸르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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