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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Sep 24. 2024

이게 설마 브런치라고?

베트남 이니까~~

신짜오?


남어로 안녕하세요?입니다.

살면 살수록 새롭고 신기한 나라 베트남

8년을 살았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게 많고

깜짝깜짝 놀랄 일이 생깁니다.


추석연휴 없이 일하는 게 당연한 이곳

태풍  이후 밀린 일들로 정신없이 바쁘게

추석 후 보낼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공장이

있는  타이빈 사무실에 왔답니다.


아침은 지났고, 점심은 아직이고, 딱 브런치

시간이라고나 할까요? 오전 10시쯔음~

직원  명이 미소를 머금고  다가옵니다.

한걸음 두 걸음 세 걸음...


하얀 플라스틱 찜 바구니에 숯처럼 시커먼

물체를 담아왔는데 모락모락 김이 납니다.

책상 위에 탁 놓는 순간 깜짝 놀랍니다.


"뭐야? 이거??"


작은 눈이 커졌습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뒷걸음질하여 의자 뒤에 몸을 숨기고

다시 한번 매의 눈으로 확인합니다.


"호호호 이거 먹는 거예요" 

"오노노노 ~~ "이마를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좌우로 흔들어 봅니다.

"이걸 먹는다고? 진짜 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J 통역사는

"네~~"라고 대답합니다.

"어떻게? 이런 걸 먹지?"

모양새도 생김새도 으스스합니다만


"이렇게요" 하더니 한 개를 덥석 잡아

입안에 넣고  반을 가르는 소리가 납니다.

따닥! 한방에 두 조각으로 그들은

대단한 먹거리 신공들입니다


여기는 어디? 베트남 타이빈입니다.


모르는 건 알아가는 것이고

새로운 건 맛보는 것이고

낯선 나라에 여행 가면 현지인을 따라 하는 것

그들이 먹는다면 나도 용기를 내보는 것


한 개를 들었다 놨다 다시 들었답니다.

에라 모르겠다 아무거나 하나 잡았는데

잠시 망설이다 입안에 넣었거든요

임플란트 한 어금니와 송곳니 사이에

시커먼 물체를 물었고  침만 질질...


오 마이 갓! 만만치 않네요


내가 한국사람이란 걸 눈치챘는지?

깨질 생각을 안 합니다. 한번 더 도전!

진짜 만만치 않다. 낑낑낑

이리저리 반을 나누려 애써 봅니다.


두려움에 망설임에 후들후들~~

한국 아줌마 체면이 꼬깃꼬깃 합니다

사무실 안에는 웃음보따리가 터졌네요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어쩌자는 거야  먹을 수는 있을까?'


벳남 직원들은 척척 두 조각을

자로 잰 듯 잘라 속을 쏙쏙 빼먹는데

내가 잡은 것은 정말 도무지 안 깨지네요


순식간에 검은색 껍데기가 쌓였는데요 

"이런 거  안 먹고도 잘 살았거든ㅠㅠ"

그냥 포기할까? 노노노를 외칠까?

아니야  한국인의 혼을 담아 한 번 더 와그작

하는 순간 빠작 반토막 났습니다.


하하하 이까이게 뭐라고 박수를 쳐줍니다


호호호 그나저나 어찌나 신이 나던지요

뽀얀  속살을 살포시 입안으로  들이니

음 ~~ 따뜻합니다. 밤과 비슷한 맛입니다.

호두처럼 딱딱한 껍질을 깨고 나온 것

치고는 넘김이 부드럽습니다.


뿔난 흑기사 가면 같기도 하고...

소머리 모양 같기도 하고...

동화 속 마귀할멈 같기도 하고...

두 개의 뿔이 뾰죡하고 날카롭습니다.


과일인지? 야채인지? 곡물류인지?

이게 설마 브런치? 어이없는 줄 아는데

베트남 이니까~가능할 수도...

처음 빨간 열매일 때 생으로 먹기도 하고

익은 후에 삶거나 쪄서 먹는 간식이랍니다.


이름은 어우 라고 합니다.


내가 좀 젊을 때 너를 만났더라면 좋았을 뻔뻔

어휴 ~이 나갈 뻔 뻔  요령이 부족했지만

세상에 이런  이상한 건 처음 먹습니다.



보이시나요?

꼭 먹어볼 필요는 없지만

알아보면 호기심 생기는 어우 입니다

저도 처음 먹어 보았고 이렇게 글로 납깁니다.

별 걸 다 먹는 베트남입니다.


어우

숯덩이 아닙니다.

좀 작지만 무섭지 말입니다.

색감도 모양도 딱딱함도

그러나 속은 부드럽고 먹을만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우 어우 하며 웃어봅니다.

오늘도 맛난 브런치 드시는 많은 분들

베트남에는 어우를 브런치로 ...

다음날 콩깍지가 브런치였답니다.


아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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