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뇨뇨 Mar 07. 2021

여행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부산을 짧게 다녀왔다. 일이 있어서 1박 2일로 정말 짧게(ㅠㅠ) 다녀온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서울을 벗어나서 좋았다...ㅎㅎ  SRT도  타고 작은 캐리어에 짐도 싸서 떠나고! 여행 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볼일이 광안리 근처라 겸사겸사 바다도 보고 힐링했다.. 역시 바다가 최고! 이날 유난히 날씨가 좋았어서 바다가 더 예뻤다. 여름 날씨처럼 하늘도 맑고 햇빛도 쨍쨍해서 따뜻했다.

광안리 해수욕장이랑 뷰 맛집 랑데자뷰 광안점 !
부산 왔으면 무조건 봐야 한다는 광안대교 야경 !!



원래 여행을 참 좋아해서 코시국 전에는 매년 1-2회씩 여행을 다녀왔었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는 작년에 제주도를 짧게 다녀온 일이 전부였어서 이번 부산 방문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가서 한 일이라곤 바다 보기랑 오랜만에 친구 만나서 밥 먹은 일 밖에 없는데도 타지에 방문했다는 일 만으로도 일상의 리프레쉬가 됐다.


특히 바다를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나였기에 이번 부산 바다가 더 좋았다 !!!!! 나는 물을 참 좋아한다. 물에 직접 들어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바다나 강만 봐도 너무 좋다. 뻥 뚫리는 느낌 ! 특히 광안리는 올 때마다 좋다.. 비록 돌아오는 날은 비도 오고 하루 종일 우중충 했지만 ㅠㅠ







어쩌다 보니 부산에 사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게 됐다. 혼자 잠깐 일만 보고 오려고 했는데 덕분에 같이 예쁜 카페도 가고, 맛있는 밥도 먹었다. 유럽 여행하면서 만났던 친구인데, 여행지가 겹쳐 여행 중에 몇 번 본 게 전부였다. 그래도 틈틈이 연락을 하며 연을 계속 이어가다 보니 2년 반 만에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지가 주는 여러 매력이 있다. 이국적인 정취, 낯선 문화가 주는 설렘, 맛있는 음식,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로움 등. 하지만 그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결국 사람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 때문에 그 여행지에 대한 기억이 풍부해졌다. 여행은 생활 반경을 넘어선 다양한 이들을 만날 수 있는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밀푀유 나베랑 소고기 말이 찜 ! 둘다 처음 먹어봤는데 존맛 ..
유명하다는 돈까스! 30분? 기다려서 혼밥했ㄷㅏ..


아무튼 이 친구 덕분에 예쁜 카페에서 바다도 보고 오랜만에 여행 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였어서 더 여행 온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근황과 여행에서의 추억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여행지에서의 만남은 추억에 묻어두어야 한다고. 사실 이 부분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이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동성과의 관계도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여행지에서 만날 때와 현실에서 그를 만나는 일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여행이 주는 낭만과 자유로움이 있다. 여행지에서는 무엇을 해도 좋다. 언제든 떠날 수 있고,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현실의 복잡함과는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를 대할 때도 관대할 수 있다. 또 이곳을 벗어나면 만날 사람이 아니기에 그 사람에 대한 기대도 적다. 여행지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도 한몫한다. 그래서 그곳에서 짧게 만나는 이들에게는 좋은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이들일 텐데, 여행지에서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아닌, 새로운 공간에서 우연으로 점철된 만남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사실 일상에서 만나는 이들도 모두가 소중하고 적은 확률 속에서 이어진 인연이다. 그럼에도 여행 속 인연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이런 연유에서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이들과 여행지가 아닌 현실에서 만났을 때는 특별하다는 환상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한 배경은 이성 문제에 있었긴 하지만.. 여행지에서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인연들이 떠올랐다.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 이들도 있지만 연락이 끊긴 이들도 있었다. 내 여행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던 감사한 이들이었다. 안부를 물을까 하다가 조용히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기로 했다. 때론 좋은 기억만으로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 속에 많은 이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좋은 인연으로 남아있길.




작가의 이전글 생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