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다녀올게
미국으로 언어연수를 가며
"엄마, 아빠 잘 다녀올게"라고 웃으며 공항에서 인사했다
몇 년 뒤에
다시 돌아갈 줄 알았는데
한국을 떠난 지가 어언
20년을 채운다
한국에
중간중간 가본 적
있긴 하지만
이제는 거꾸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갈 때
다녀올게라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곳은 우리의 정착지가 아니라
다른 곳이고
우리는 잠시 여기에
들리러 온 것일 수도 있겠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처럼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내 인생의 소풍에
아픔과 눈물
상처와 용서의 굴레의 연속에서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모든 고통과 어두움을
지난 인내의 결과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다시 나의 본향으로 가서
누군가에게
나 잘 다녀왔어 말하게 될 때
누군가는
기쁜 마음으로
반기어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