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데이트를 위해 지산에 있는 페이퍼 가든으로 향했다.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인데 한낮이라 햇살이 너무 따가웠다.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입구 근처에 내려서 길가에 늘어선 들꽃들을 핸드폰에 담는다. 오늘따라 작은 꽃들이 모인 식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씩 들여다보면 평범한데 뭉쳐 있어서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내고 있다. 커뮤니티처럼 말이다.
카페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인 '퀸의 대각선'을 읽을 계획이다. 베르나르 소설은 가장 흥미롭게 읽는 책들 중의 하나다. 매년 새로운 책이 나오는데 기다리게 된다. 나의 책도 누군가의 기다림으로 만들어지길 덩달아 기대해 본다. 베르나르 소설은 늘 신선한 아이디어나 글감 혹은 시상을 떠 올리게 했다. 이 번 소설은 커뮤니티를 생각하며 쓴 소설이라 카페에 오면서 본 꽃들과 연결이 된다. 동시성인가?
처음부터 등장하는 두 주인공들은 커뮤니티에 대해 상반된 관념을 가진 성격이다. 오토포비아와 안트로포비아.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니콜과, 함께 있는 것이 싫은 모니카. 처음 60여 페이지를 읽으며 두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진다.
무전기(무조건 전자책 출간하기) 5기 커뮤니티가 떠 올랐다. 나를 포함한 세 명의 리더가 운영하는 커뮤니티니 함께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전자책을 쓰고 싶은 이들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다. 각자 쓰는 전자책에 대해 리더들의 생각을 넣지 않는다. 때로는 글이 날 것 그대로 나오는 것도 환영한다. 리더의 구미에 맞게 통일화시키고 싶지도 않다. 표지도 각자 만든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표지들이 탄생한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무전기 4기까지 이미 44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커뮤니티를 염두해 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과 작은 꽃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통해,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를 하나씩 살펴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