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상담사R May 19. 2021

부모-자녀관계는 모든 것의 기반이 된다.

우리는 흔히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듣게 됩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이 왜 중요한지 잘 살펴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자녀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성격이나 대인관계를 맺는 패턴 등 우리 삶에서 중요한 요소들이 부모-자녀관계에 기반하여 형성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집안에서 무슨 갈등이 있을 때마다 부모가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집의 아이는 학교에 가서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요? 처음에는 소리를 지르다가 그다음에는 폭력을 행사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집안에 갈등이 있을 때 대화를 통해 중재안을 찾고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표현하고 들어본 후에 합의하여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이 집의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와 갈등이 있거나 선생님에게 불만이 있는 경우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요? 아마도 대화로 해결하려고 생각할 것이고 화를 내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를 진로에도 적용해서 생각해볼까요? 부모가 자녀에게 입버릇처럼 너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편하고 안정되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라고 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문제는 자녀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과 편하고 안정되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얻게 되는 것의 인과관계를 자녀는 잘 모릅니다. 심지어는 편하고 안정되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이 어떤 직업인지도 모르고 당연히 그런 직업을 가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전혀 모릅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니 열심히 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잘하지 못하는 경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만 가진 채 혼란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글로 보면 좀 우습게 보이고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이런 식으로 자녀의 진로를 다루는 부모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비교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을 만날 때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청소년들이 부모가 시켜서요라고 대답하고 부모가 왜 시키는 것 같냐고 물어보면 그래야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어떤 직업이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거나 그냥 막연히 공무원이나 대기업 회사원이라고 합니다. 공무원이나 대기업 회사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모른다고 합니다. “뭐 그냥 컴퓨터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여전히 가정 내에서 자녀에게 진로에 대한 교육이나 방향 제시는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차 이야기하게 되겠지만 사실은 부모는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알아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부모가 이미 돈 많이 벌고 안정적이고 편한 직업을 가져 안 한다는 전제를 가지는 것이 사실 문제입니다. 그리고 사실 세상에 편하고 돈 많이 벌고 안정적인 직업이란 없습니다. 이건 현실적이지 않고 약간 환상이 섞인 이야기입니다. 공무원을 예로 들면 안정적이긴 하지만 비교적 공무원보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많고 편하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많은 공무원들이 지속적인 야근과 강한 업무강도하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사원의 경우는 월급은 비교적 많을지 몰라도 강한 업무강도와 치열한 생존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편하거나 안정적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서 특히 진로에서는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탐색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닌 자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로를 수립하고 노력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이 결국 부모가 자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를 통해 자녀는 자신이 존중받을만한 존재이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이뤄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기개념을 형성해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자녀 양육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자존감이 낮다, 높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타인의 평가가 아닌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자존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자존감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부모가 자녀를 존중하는 양육 태도를 가질 때 형성되는 면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만 봐도 부모-자녀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진로로 돌아와서 이야기하면 진로에 있어서 이처럼 부모-자녀 관계에 기반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진로의 세계는 계속해서 변화해나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시대에서 예전처럼 진로를 한번 정하면 끝인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큰 틀에서는 하나의 진로를 걸어가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진로에 있어서도 유연성과 자신감이 더욱 필요해 지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의 진로와 부모-자녀 관계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자녀관계에서 부모는 자녀의 길잡이이자 후원자가 되어줘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진로와 진학에 있어서 학생이 혼자서 잘 탐색을 해나가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녀의 뜻을 존중해주면서도 길잡이 역할을 해줘야 하고 또 필요한 부분에서 지원을 해주는 후원자가 되어줘야 합니다. 더불어 부모는 자녀의 진로를 상담해주는 최고의 진로상담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차차 더 다뤄보려고 합니다.


자주 글을 쓰지는 못하고 있지만 자녀가 진로를 잘 탐색하고 수립하고 노력해나갈 수 있도록 부모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청소년 자녀가 프로 게이머가 되겠다고 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