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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상담사R Sep 26. 2021

진로탐색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경험과 체험의 중요성

자녀가 어릴수록 진로탐색은 경험을 통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로나 직업에 대해 우리가 간접적으로 듣거나 공부할 수 있지만 사실 일을 실제로 해보기 전까지는 자신에게 잘 맞을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자신도 의사가 될 것이라고 믿고 의대에 진학하였으나 도저히 해부를 할 수 없거나 피를 보면 너무 힘들어서 학업을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로분야의 대표적인 학자 중 한명인 Super는 생애단계에 따라 진로발달을 설명하였는데 만 14세까지를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중학교 시기를 성장기로 보았으며 이 시기에 아동의 호기심이 발달하고 이는 탐색활동을 통해 채워진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탐색활동을 통해 진로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이는 진로에 대한 흥미로 이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즉, 진로에 대한 흥미나 관심은 자동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탐색활동을 통해 발달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탐색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자녀의 진로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진로에 대한 흥미나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전혀 없어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는데 이는 이와 같은 탐색활동이 잘 이뤄지지 못하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Super는 만 15세 이상부터 18세까지는 탐색기로 보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보다 구체적인 정보 즉, 급여나 근무조건, 자신이 해당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해당 직업에서 충족시킬 수 있는 가치관 등을 고려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의 청소년들에게는 부모가 보다 구체적으로 탐색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자녀를 지도해주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가 초등학생~중학생이라면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어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관련 정보를 통해 흥미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자신이 어디에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역시도 국가차원에서도 이런 맥락에서 현재 중학교 1학년은 시험을 보지 않는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있기도 하죠.


반면 자녀가 고등학생이라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탐색하고 구체적으로 일과 진로에 대해 탐색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진학과 관련된 부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해당 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특성화고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입시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수시제도를 염두에 둔다면 이미 어느 정도 공부하고 싶은 분야나 전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전공이나 분야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탐색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성화고를 다니는 경우에도 대학에 진학을 할 것인지 취업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분야에 취업이나 진학을 할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진학의 경우 예를 들면 전자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스마트폰에 더 관심이 가는지 반도체에 더 관심이 가는지 혹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이나 전자제품에 더 관심이 가는지 등을 탐색하고 관련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전자공학을 공부하더라도 자동차를 좋아해서 자동차 부품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것과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치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돈을 많이 벌고 싶은지 누군가를 돕는 것이 더 중요한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되더라도 돈을 많이 버는 전공을 선택하여 개업을 할 것인지 대학에서 계속 연구를 하고 보다 학문적인 의사가 될 것인지, 아니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돈을 좀 적게 벌더라도 봉사를 하며 사는 의사가 되고싶은지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해보고 이와 관련된 경험이나 정보를 얻도록 하는 것이 좋은 접근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녀의 현재 발달 수준에 따라 부모가 이와 관련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현실적인 진로지도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부모의 직업이 자녀가 흥미를 가지는 분야에 속한다면 부모가 자신의 분야의 여러 가지 일이나 직업들을 자녀에게 소개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녀와의 관계도 향상시키고 진로에 대한 준비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이런 접근이 상당히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꽤나 성공한 사람조차도 진로에 대해 자녀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자신이 성공했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여 자녀에게도 일단 공부만 잘하고 보라는 식의 접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정작 중요한 진로에 있어서는 네가 좋아하는 것은 뭐든지 좋으니 좋아하는 것을 해라라고 추상적으로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는 자칫 잘못하면 자녀를 방임하는 것과 같은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자녀가 스스로 잘 찾아보고 부모가 오히려 신경 써 주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라면 이런 접근이 잘 맞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보다는 부모가 어느 정도 경험을 제공해 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자녀의 진로발달을 돕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관련 분야에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 또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아니라면 자녀가 스스로 직업의 세계를 탐색하고 필요한 경험을 쌓기란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친척이나 주위에 자녀가 관심을 가질만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다면 만남을 주선해 주고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간접경험이 되어 자녀의 진로에 대한 관심을 높이거나 진로성숙도를 확 올려주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이런 것들을 찾고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해당 분야의 종사자를 만나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여의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요새는 인터넷에서도 정보를 잘만 찾으면 관련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튜브에서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영상을 같이 보고 느낀 점을 서로 나눠보거나 부모가 어른으로서 어느 정도 의견을 제시해 주고 자녀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련된 분야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 등에 들어가서 일과 관련된 질문을 하거나 인터뷰가 가능한지 탐색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자녀가 진로에 대한 경험을 높이고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자녀의 진로발달에 좋은 접근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부모가 함께해 준다면 부모에 대한 신뢰도 생기고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준다고 느껴 부모-자녀 관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하고 일에서 성취를 거두고 만족하면서 사는 것은 모든 부모가 바라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진로에 대한 지도를 해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부모가 부모 세대에게 들었던 방식으로(현재에는 맞지 않는) 자녀에게 무조건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 다 잘 될 것이라든지 그저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해야 한다든지 하는 이야기만 반복하는 경우가 의외로 여전히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녀는 부모의 말을 그저 잔소리로만 받아들이고 자녀의 진로발달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부모-자녀 관계를 악화시키는 역효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와 함께 진로에 대한 탐색을 하고 관련된 경험이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사R

내일을 만드는 심리상담연구소 대표

경기도 소재의 청소년상담기관에서 상담사로 근무중

(공공기관, 학교, 대학 등에서 집단상담, 프로그램 진행, 특강 등의 활동을 하고 있음, 8년차 심리상담사)

상담학 박사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상담학과 졸업)

상담심리학 석사(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상담학과 졸업)

상담심리사 2급(한국상담심리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직업상담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전)한국교육개발원 집단상담 강사

(전)국제대학교 상담연구원

(전)단국대학교 대학생활상담센터 특별상담원

(전)법무부 안양보호관찰소 특별범죄에방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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