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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상담사R Feb 17. 2021

모두에게 좋은 직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라면 내 자녀가 좋은 직업을 가지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렇다면 좋은 직업이란 무엇일까요? 이전에는 비교적 이 질문에 답하기 쉬웠습니다. 예를 들면 안정성이 높은 교사나 공무원이라든지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의사나 판검사라던지.. 물론 이런 직업은 지금도 객관적인 직업의 조건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사회가 다가치화되고 다양한 개성과 개인의 선호가 중요해지면서 이 질문을 대답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예를 들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으로 의사를 생각하기도 하였으나 최근 모 스타강사가 몇 년도 이후로 연봉이 100억 이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잘 알려진 대로 인기 있는 유튜버나 스트리머는 한 달에 수십억에서 수백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합니다. 쇼핑몰 등의 1인 기업으로 한 달에 수억의 매출을 올리는 이야기는 이제는 오히려 좀 지나서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한번 생각해보면 자녀에게 돈을 많이 벌어야 하니 의사가되라고 하면 어쩌면 현실을 더 잘 아는 청소년 자녀는 부모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옛날 얘기나 한다고 여길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처럼 어떤 직업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냐는 비교적 보다 단순한 질문에도 쉽게 대답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보다 다양한 가치가 포함된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이냐는 더욱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이냐‘보다는 ’어떤 직업이 내가 원하는 직업이냐’로 질문을 바꾸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대답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직업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내 흥미나 적성에 맞는 직업을 하고 싶은지 아니면 뭔가 자율성을 보장 받고 싶은지, 혹은 안정성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직업에 대해 가지는 가치관, 적성, 흥미 등을 우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하고 싶다는 아주 극단적으로 단순한 목표를 가진 경우를 예를 들어 생각해보아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직도 많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통적으로 의사나 사업가 등이 될 수 있고 최근 트렌드에 맞춰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되어보겠다고 목표를 세울 수도 있습니다. 운동선수나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목표로 삼느냐에 따라 계획도 완전히 달라지고 준비할 것도 달라지겠지요.

우리사회에 이런 여러 선택지가 생긴 지는 그야말로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10년 전에 비해 지금의 우리나라의 직업의 세계는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10년 전에는 유튜버는 고사하고 스마트폰도 생소하던 때였으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안타깝게도 지금의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더 크게 느껴지겠지요. 그래서 여전히 부모는 돈을 많이 벌라면 의사가 되어야 하고 안정성을 위해서는 교사나 공무원이 되어야 하고 사회적 지위를 위해서는 판검사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이기는 하나 문제는 지금의 세상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고리타분하고 오히려 부모가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원래 청소년기 청소년들은 부모의 말보다는 자신의 생각이나 또래의 말을 더 우선시 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런 특성과 상호작용을 하여 부모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더욱 부모와는 진로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장래희망이 교사나, 판검사라면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접근하면 그저 아이의 기질이 부모의 주장에 잘 맞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운 좋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커다란 갈등을 겪고 부모-자녀 관계가 파탄이 나는 데까지 이를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개성을 중시하는 지금의 사회분위기와 청소년기의 발달특성이 합쳐져 부모가 하는 이야기가 더욱 그저 듣기 싫은 잔소리로 여겨질 위험성이 더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자녀에게 부모가 게임은 나쁜 거고 공부를 해서 안정적인 교사가 되어야한다고 하는 조금은 극단적이지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자녀가 부모와 관계가 좋거나 기질적으로 좀 더 안정 지향적이고 순종적인 면이 있어 부모의 말을 받아들이면 그래도 갈등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잘못하면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언젠가 터져 나올 위험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열심히 참고 공부해서 교사에 임용되고 나서 어느 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떠나겠다면서 일을 그만둔다던지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경우는 처음부터 교사가 아니라 다른 진로를 선택한 것보다 더 최악의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죠.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보면 부모와의 갈등이 아주 커져 부모와 갈등을 겪다가 싸우느라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싸우면서 시간만 보내다가 고3을 맞이하게 되고 준비된 것이 없으니 더더욱 현실 앞에서 무기력해지고 자존심이 상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완전히 엇나가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상당히 극단적인 예를 든 것이기는 하나 충분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모가 접근해야할까요? 일단은 세상이 다가치화되어 점점 더 정답이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일을 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 직업으로서 기능할 수 있고 잘되면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청소년들은 주위에서 보고 듣는 것이 모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SNS나 유튜브 등에서 이와 같은 성공사례들이 수도 없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또한 자기중심적이고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청소년기의 특성까지 생각하면 더 이상 객관적으로 좋은 직업이나 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직업을 강조하는 것은 그야말로 반발만 더 크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점을 받아드리고 부모가 자녀와 함께 진로에 대해 진지하고 자녀를 존중하는 태도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도해보고 스스로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저도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결국 그런 태도를 부모가 가질 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자녀가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이는 다음 글에서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자녀의 예를 들어 어떻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좋은지 다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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