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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Jun 14. 2024

놀이터부터 가고 책을 읽자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보통은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하지만 우리 집은 반대다. 1호가 더 크기 때문에 에너지가 더 넘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은, 같은 연령이던 시절을 비교해도 누나보다 체력이 떨어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기질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내가 놀이터 시간을 얼마나 주었는지에 대한 차이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1호는 일찌감치 걷기 시작한 아이였고, 쉴 새 없이 걷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어린이집을 3세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아이는 등원 전에도 놀이터에서 놀았고, 하원 후에는 더 열심히 놀았다. 그때는 저녁 6시 전에 놀이터에서 빠져나오질 못했었다. 하지만 2호는 애초에 하원을 더 늦게 했다. 그 이유는 1호에게 여유로운 놀이터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6시에 하원 한 건 아니지만 아이가 자꾸 다른 곳으로 가니까 1호에게 충분한 놀이 시간을 주고 나서 데리러 가곤 했다. 그 덕에 귀가 시간은 조금 더 빨라졌지만 2호는 충분히 놀지 못한 만큼 체력이 자라지 못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아들이 차분하기를 원한다면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면서 '차분해질' 시간을 꾸준히 주어야 한다. 책 읽기는 아이가 하루 중 가장 조용하게 보내는 시간이다.
...
아들이 차분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보통 저녁이다. 마음껏 놀이터에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밥까지 먹으면 아이는 특별한 불만이 없다. 

 출처: <5~10세 아들 육아는 책 읽기가 전부다>


  충분히 놀이터에서 내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고 온 1호와 그렇지 못한 2호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나는 그동안 2호의 기질이 좀 더 감당하기 어렵다고만 생각해온 건 아닐까. 심지어 1호는 잠자리 독서를 해주던 시절 추피책을 2,30권씩 가져와도 목이 쉬어라 읽어줬는데 2호에게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책을 여러 권 골라오는 아이를 향해 줄여달라고 설득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남들은 독서 습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야. 
애가 읽어달라고 할 때 읽어줘


  이 책을 읽고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이 들어서 신랑에게 말했다. 너무 많으면 엄마가 나머지 읽어줄 테니 아빠랑 읽고 남은 거 가져오라고 했는데 아이는 아빠랑 책 읽는 걸 더 좋아했다. 아빠 7권이면 엄마 3권이라고 가져온다. 하원 후 놀이터에서 1시간 남짓 놀고 오는 것과 잠자리에 아이가 고른 책을 읽어주는 건 큰돈이 드는 일도, 큰 노력이 필요한 일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아이에게 인색하게 굴고 있었을까. 


출처:<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나는 그동안 아이가 충분히 에너지를 발산할 시간도 주지 않고 누나에 비해 '좀 힘든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굳이 아이에게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의 눈빛과 표정과 태도에서 아이는 그걸 다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놀이터에 매일 간다. 그리고 잠자리에 아이가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먼저 책을 고르자고 말한다. (하도 설득해서 줄여놨더니 책을 잘 안 고르고 그냥 자러 가기도 했다.) 이 두 가지 만으로 우리 집 2호는 컨디션이 한결 좋아졌다. 그동안 아이가 피곤해서 짜증 낸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충분히 에너지 발산을 못하고, 내가 원하는 책을 원하는 만큼 읽지 못해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는 아이가 재미있게 보는 추천 책을 상당히 많이 소개하고 있다. 내가 봤던 다른 책에서 추천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책도 많이 있어서 체크를 해두기도 했지만 책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가 좋아하는 책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아이의 취향을 발견하고 그 책에서부터 확장해나가라고 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우리 아이 책을 골라주는 방법

1. 도서관에 간다.

  어떤 영역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는 게 최고다. 아이가 공룡을 좋아한다면 공룡이 나오는 다양한 책을 슬쩍 슬쩍 보여주고, 로봇을 좋아한다면 로봇이 그려진 책을 찾는다. 뽀로로나 다른 캐릭터가 나온 책은 일단 무조건 읽게 되니까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책으로 취향을 찾아줘도 좋다. 


2. 좋아하는 캐릭터나 주인공이 나오는 책을 고른다. 

  우리 어린이는 공룡을 좋아한다. 그래서 공룡이 주인공인 <고 녀석 맛있겠다>시리즈를 가장 사랑한다. 너무 여러 번 대여해서 사주겠다고 했는데도 굳이 빌려오라고 하더니 전집을 들여놨더니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면 공룡이 그려진 책은 무조건 빌려오고 있다. 


3. 좋아하는 책이 생겼다면, 그 작가의 책을 골라본다.

  <고 녀석 맛있겠다>를 알게 된 건, 1호가 <이상한 사탕가게>책을 너무 좋아해서였다. 이 작가 책이 뭐가 있지 하고 찾다가 오히려 <고 녀석 맛있겠다>가 더 유명하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은 1호와 2호가 모두 좋아한다. 


  사실 모든 책 육아 도서에서 하는 이야기가 결국은 위의 세 가지 방법이다. 추천도서 목록을 보고 골라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게 아니라, 내 아이의 취향을 발견하는 게 우선이다. 책 육아는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계속해서 같은 책을 고르는 날이 지속되더라도, 읽어주는 엄마나 아빠는 지겨울 수 있지만 아이는 날마다 새롭게 재미있기 때문에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읽어줘야 한다.(여보, 읽어줘.) 중요한 건 아이가 책을 재미있게 느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내가 고른 황금 문장을 공유해 본다. 

도서관에 간다.

  내 인생만 내가 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고, 내 아이도 내가 말하는 대로 자란다. 이게 얼마나 뿌듯한 일이면서 동시에 두려운 일인지 모른다. 그러니 오늘도 내 아이에게 좋은 말, 예쁜 말을 하기 위해 내 안에 좋은 말을 담아본다. 그 방법은 나 역시도 책을 부지런히 읽는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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