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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pleStree Mar 16. 2022

마취과 간호사 #2(어렵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프리셉터 선생님이랑 2일 차.... 울뻔했다 ㅋㅋㅋㅋ




*프리셉터 : 신입 교육을 위해서 멘토처럼 붙여지는 선배님. 


어이가 없다.


나는 내가 이렇게 멍청한 사람인지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왜 어제 알려준 일을 기억을 하지 못하며..... 


이렇게 덤벙대고 실수가 잦은 걸까ㅋㅋㅋㅋㅋㅋ


그저 웃음만 나온다


이렇게 힘든 적이 중학교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처음에 출근을 한다. 그날의 수술 스케줄을 확인을 한다. 마취장비, 약물을 챙긴다. 마취 장비 약물을 사용할 타이밍에 맞게 준비한다. 끝인데..... 이걸 못한다 ㅋㅋㅋㅋㅋ


수술 기간 중에 뒷일을 다 준비해놓고 선생님께 터놓고 얘기했다. 


'제가 이렇게 멍청한 간호사 인지 이제야 알았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알려주신 일도 제대로 못해서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괜찮아요 이제 2일 찬데요 시간이 흐르고 숙달이 안되면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상관없어요 최대한 많이 배우세요.'라고 해주셨는데 



그저... ㅋㅋㅋ 빛이었다. 



다른 신규 간호사들에 비해 힘들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건 맞지만 고난과 역경이 눈앞에 오니까 이것도 못하면 어디 가서 뭘 할래 라는 생각이 들며 더 악바리 근성을 발휘하게 된다. 


늦깎이 나이에 간호학과를 졸업하여 대학병원에 마취 간호사 신규라니, 선생님들도 생소하실 거 같다. 동안인 외모 덕에 나이가 많냐고 먼저 물어보시진 않지만 조금만 말을 트게 되면 물어보신다. 그래서 32살입니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면 눈을 피하시며 본인의 나이는 얘기해 주시지 않는다. 


감사하다. 그저 어색할 수도 있고 본인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나이를 얘기 안 해주신 것이 나는 나에 대한 배려라고 느껴져서 너무 감사하다. 


오전 시간에 많은 실수를 하고 프리셉터 선생님의 한숨을 들으며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보고 있으니 밥 먹고 오라고 하셨다. 웃겼다. 오래간만에 이런 집중을 했구나 싶기도 하고, 다른 사람한테 일 못한다고 지적받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기도 한다. 


하지만 선생님들도 사람인 것 같다. 


그렇게 한숨을 내 쉬다가도 어깨를 토닥이며 괜찮다고 더 잘해주시기도 한다.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과해서 나한테 짜증과, 한숨을 냈던 일 들에 대해 미안해하시는 것 같았다. 


미안한 마음을 접수했으니 더 알려주신 일들을 안 잊으려고 노력하고, 그 은혜에 보답해야겠다. 


감사합니다. 좋은 간호사가 되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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