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있는 게 아니라 ‘길’이 있다 길은 함께 만든다
내가 하는 일에 ‘정답’이 있고, 심지어 그 답이 ‘바깥’에 있다 여기면 스스로의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없어 두려움에 휩싸인다. 이러한 태도를 갖고 있으면, 매사 타인에게 무시당하는 것만 같은 피해의식이 자존감을 갉아먹어 일과 주변 관계를 그르치는 길로 천천히 걸어가게 된다. 반대로 ‘정답’이 오로지 ‘내게서만’ 나온다고 여겨도, 이 또한 모든 것을 틀림없이 맞춰야 한다는 압박에 두려워진다. 이러한 태도를 갖고 있으면, 내면의 두려움이 표면으로 올라와 교만, 오만, 독선으로 둔갑하면서 일과 관계, 자기 자신 모두를 빠르게 그르친다.
답이 있는 게 아니라 ‘길’이 있다.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길을 ‘만들어간다.’ 이 길은 나 혼자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만들어간다. 함께 만들어갈 때 쓸데없이 짊어진 짐을 내려놓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한다. 함께 만들어갈 때 내 생각이 더욱 가치 있게 다뤄진다. 길에서 좀 벗어난 것 같으면 다른 이들이 바로잡아주고 기다려준다. 그래서 틀린 것을 인정하게 되고, 좀 틀려도 죽지 않는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 틀린 게 아니라 생각이 다른 것에 불과하며,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우리가 만들어가는 길로 되돌아오면 그만이라는 걸 알게 되니까.
협력은 사이좋은 동아리 친목으로 일하는 것과는 다르다. 협력은 ‘참여’에 기반하며,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어울렁 더울렁 만들어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