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단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선생 Aug 21. 2021

블랙홀은 별을 먹는 돼지다.

아이의 말과 글 수집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이 우주에 빠져있.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도서관에서 공룡 책만 빌려오던 때가 있었는데 관심사가 우주로 바뀌었나.


공룡.

우주.


대부분 남자아이라면 갖고 있을 그런 호기심 정도.



이번 여름방학은 함께 책을 읽는 시간도 많이 가지고 있다. (방학 과제에 책 10권 읽기가 포함되어서)


주로 우주에 관한 책을 읽고,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다.

빅뱅, 암흑 물질, 거울 우주 이론, 우주 등

현실적인 듯, 비현실적인 주제로 대화도 종종 나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차원에 대한 이야기로 빠지면 서로 할 말이 많아진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인생영화로 손꼽는 아빠의 생각이 읽힌 느낌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그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어른들이 배워야  생각들. 특히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것들이 뇌에 써진 자신을 자극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아이의 말과 생각을 일일이 기록해야지? 하면서도 놓친 것이 허다하다.




영화 <신의 한 수>에서 마지막 대국은 주님 역의 안성기 배우가 패한다. 목숨 건 한판이었다. 어린 고수에게 패하고 만다.


너무 부드러워서 꺾을 수가 없어.


맞다. 어른들의 수는 뻔한데 아이의 뇌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어른들은 강하다. 힘이 세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드럽다. 그래서 부러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관찰하면, 아주 참신한 표현들이 입을 통해 말이 된다. 글이 된다. 행동으로도 보인다. 



이번 여름 방학을 맞아,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은 블로그를 시작했다. 목적은 분명했다. 여름방학 숙제를 모두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방식이다.


사진 기록

독서감상문 쓰기

운동기록

학습 기록

등.. 을 블로그에 남기는 중이다.



지금은 글쓰기 초보중의 초보.

말 그대로 블린이가 맞다.



이번 주 아이들을 위한 우주책인 <처음 읽는 코스모스>를 읽고 블로그에 독서감상문을 쓰고 있는 아들의 글에서    기록하고 싶은 표현이 있어 이곳에 남겨둔다.


블랙홀의 밥은 별이다.
블랙홀은 돼지다.
By Uahn


내가 물었다.



블랙홀은 별을 먹는 돼지다.
라고 한 문장으로 쓰면 안 돼?



절대 안 된단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은 알아서 죽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