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달리던 차를 멈췄다.
시골 산길 내리막길을 천천히 달리고있었는데,
고양이 한마리가 중앙선 근처에 죽어있었다.
아니 쓰러져있었다.
흔히말하는 '로드킬'을 당했는것 같았다.
고양이의 사체는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사고를 당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것 같았다.
아내가 말했다.
"우리 저 고양이 치워주고 가자."
조금 겁이났지만,
비상등을 켜고 차에서 내렸다.
다른 뒤따라 오던 차들은,
우리를 피해갔다.
나는 트렁크에 있는 큰 비닐가방에 꺼냈다.
그리고, 도로위에 쓰러져있는 고양이를 가방에 담았다.
고양이를 가까이서 보니,
눈은 뜬 상태였다.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나는 도로 옆 나무 밑으로 옮겼다.
차에서 아내와 아들이 내렸다.
우리는 함께 고양이를 지켜봤다.
끊어질듯 말듯한 얕은 숨을 내뱉는것이 보였다.
고양이 다리는 살짝 떨리듯 움직였다.
"살아있는 걸까? 어떻하지?"
아내가 물었다.
"일단 조금만 더 지켜봐주자."
1분이 더 지났을까...
그때가 딱 한번의 마지막 호흡이었던것 같다.
그 뒤로 고양이는 숨을 쉬지 않았다.
동공의 변화도있었다.
더이상의 호흡이 없어,
죽었다고 생각했다.
불쌍한 고양이,
뜬 눈이라도 감겨주자.
아내가 말했다.
나는 선뜻 손을 가져가질 못했다.
(내가 겁이 많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아들에게 눈길을 주었다.
"유안이가 고양이 눈 좀 감겨줄래?"
아들은 아무런 서스럼없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고양이의 눈을 감겨주려했다.
그런데, 눈을 감지못했다.
지긋이 눈꺼풀을 눌러 감겨주려고 해도 감겨지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그렇게 인사를 했다.
"불쌍한 아가야, 좋은데로 가라"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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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돌아와서
지역 관할 군청에 전화를 걸었다.
고양이 사체 신고를 했다.
"고양이가 도로위에 있나요?"
"아니요, 저희가 가방에 담아서 도로옆 나무 밑에 두었습니다. 꼭 잘 처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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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로위를 달렸다.
눈을 크게 뜨고 운전했다.
마지막 숨을 내쉬던 고양이 모습이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는다.
아내가 말했다.
"도로위에서 2차 사고 (사체 훼손)을 막아서 다행이야"
"저 고양이는 도로위에서 많이 무서웠을텐데,
우리가 옮겨준 나무 아래에서
이제는 마지막 숨을 내 뱉어도 되겠다고 안심을 하고 그렇게 떠난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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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죽었다.
마지막 순간을 우리 가족이 함께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