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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다움 Nov 15. 2023

직장인도 방학이 필요해

5년 만에 첫 해외여행 다녀와서 쓰는 글

직장인이 되고 나서 일본 후쿠오카로 첫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5년 만에 들른 공항은 낯설지만 익숙했고 소중했다. 현실을 잘 모르던 대학생 땐, 취업하면 돈 벌어서 해외여행 더 자주 다닐 줄 알았는데.


일은 여전히 많고 바쁘지만, "이번에는 꼭 가야겠다는 절박함"도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진짜 번아웃 될 것만 같았다.



1. 왜 5년 동안이나 해외를 못 갔냐면


(1)

첫 취업하고 4개월 뒤 코로나가 터졌기 때문이다. 2020년 2월의 치앙마이행 항공권까지 끊어놓고, 결국 취소했었다. 그렇게 직장인 되어서는 하늘길이 막혀버렸다.


(2)

활동 범위가 좁아졌고, 그것에 익숙해졌다. 가까운 국내여행과 재택근무 시스템에 적응해버린 나는 멀리 어디론가 떠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3)

코로나 정책이 차츰 완화될 때쯤, 이번에는 시간이 없었다. 다시 일본 등 가까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보였지만 직장에서는 신혼여행이 아니고서 2일 이상 연차를 붙여서 쓰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냥.. 회사에, 일에 적응하느라 다른 여유를 찾아보지 못했던 것 같기도.



2. 그래서 나는 “해외여행”이 필요한 건 줄 알았는데


다녀와서 보니, 사실 나는 ‘방학’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직장인은 방학도 없고, 자발적으로 쉬는 기간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밑도 끝도 없이 현생에 치이다가 온갖 병이 들어가는 듯하다. 현실은 원래 이런 것이라며 합리화하더라도, 방학 없이 달리기엔 너무 긴 ‘일’생이다. 주말 이틀만 쉬는 걸로는 절대로 극복될 수가 없는 현생.


직장인도 방학이 필요해



계속 앞만 보고 달렸던 5년, 아니 어쩌면 10년, 11년,,, 15년이었다. 입시, 취업, 이직까지 매번 경쟁 상황에 놓여 누군가를 이기고 성과를 내고 인정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배웠으니까. 오로지 성실함을 무기로 좋다고 하는 것을 좇으며 시키는대로 했던 삶. 그걸 따르는 것이 안정적이고 당연하다고 학습했고, 다른 방법은 고민할 새도 없었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뭐.)



3. 직장인도 방학을 주세요

첫째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누워만 있어도 되고, 10시간 멍 때려도 좋다. 생각을 비우고, 몸이 그저 원하는 대로 냅둔다. 오로지 에너지를 충전하고 절약하는 시간. 질릴 만큼 쉬어가는 시간.


둘째는, 일과 분리된 내 삶을 사는 시간.

일할 땐 보이지 않았던 더 많은 인사이트들과 넓어지는 시야를 경험한다. 같은 장소에서 반복된 루틴으로 살아갈 땐 전혀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장의 미션에서 벗어나, 조금은 더 여유를 갖고 생각을 자유롭게 뻗치는 시간.



4. 200년은 걸릴 테니까, 내가 만드는 수밖에

'직장인에게도 방학을' 지금은 허공에 대고 말하지만, 한 200년 후에는 직장인도 방학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웃픈 희망을 품어본다. (어쩌면 영영..) 아무튼 지금은 직장인에게 방학이 따로 없으니, 스스로라도 만드는 수밖에.


자주는 아니더라도, 개인에 따라 3~5년에 1번씩은 리프레시 겸 1~3개월의 방학을 쉬어주면 여러모로 플러스 효과가 있지 않을까. 방학을 하나의 주기적 템포로 가져가서 플랜으로 둔다면 인생에 쓸모 있는 휴식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체력도 보강하고, 나를 더 여유롭게 회고하며 깊게 들여다보고, 추후에 어떻게 살아갈지 전략도 다시금 재정비할 수 있고 말이다. 물론 나도 안 해봐서 말은 이상적으로 하고 있긴 하다만,, 실제로도 그렇게 이뤄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어디선가 솟아오르는데?




아무튼! 결론은 직장인도 방학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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