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은다움 Aug 06. 2024

지겹지만 잘하고는 싶어

대충하는 게 더 싫어

직전에 올린 글 <아빠, 나 회사생활이 너무 지겨워> 에 대한 후속글이다. 너무 지겹지만, 잘하고는 싶은 회사생활. 욕심인 걸까? 루틴이 어느 정도 잡혀 있는 일, 개인의 힘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도는 고작 +5% 정도의 일이라는 게 암묵적으로 합의된 업무 환경에서 "그래도 잘하고 싶은 마음". 도대체 너를 어떻게 하면 좋니?




나 분명 열심히 안 하기로 했었는데?


열정의 불은 잠시 꺼졌었다. 살릴려면 얼마든 살릴 수 있었지만 기꺼이 그러지 아니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못했다. 성취감 없는 직장생활은 오히려 지옥이다. 사이드로 하는 취미를 통해서라도 간간이 성취감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꼬박 9시간이나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해야 할 일'만 쳐내고 퇴근시간만을 기다리는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못 견디겠더라. 안주하는 나를 용납할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았다.



근데. 지루함은 더 못 견디겠어 


억울하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DNA. 결국 또 다시 꺼내들고야 마는 "열정, 성취, 욕심, 도전" 이라는 관성. 생각만해도 빨갛고 강렬한 단어들. 하지만 나는 이것들 없이는 도저히 못 견디는 사람같다.


그래서 몸과 정신이 피로하더라도 "잘하고 싶은 마음"을 따라 다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확실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해서 힘이 들지만, 지루함을 견뎌야 하는 것보다는 낫다. 좋아하는 일이 아니지만, 심지어 잘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찾아서 해보고 있는 중이다.



맞아. 나를 살리는 건 절반이 성취감 


그랬더니 성과가 나고 있다. 물론 성과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나의 노력에 더해, 상황적인 운도 있었을 거고, 타부서의 협조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성과가 확연히 느껴지고 있으니 나는 이 요인을 나의 의지 덕도 있을 것이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이러니까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 의지를 발휘하면 조금이라도 성과가 나는 것 같으니까. 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었다는 걸 체감하고 나니까, '진작 할 걸' 하는 후회와 동시에 '지금이라도 해서 다행이다' 하는 안도감.


아무튼 이번 달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 나는 달리고 있다. 타부서와 싸워가며, 욕 먹어가며, 그냥 다 감수하고 부딪혀보고 있다. 그 와중에도 적지 않게 "이렇게 열심히 해서 돈 더주나? 무엇을 위해 나 이렇게 열심히 하냐?" 하는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ㅎㅎ), 그 생각을 빠르게 지워버리려고 한다. 하기로 했으면 딴 생각 하지 말고 그냥 해야지 뭐. 이래놓고 목표 달성 못하면 그게 더 억울하니까, 반드시 달성해야지.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